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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한 후속 논의를 이어갔지만 입장 차를 완전히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리는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선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 국익을 해치느니 장기전으로 가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묻자 "조정, 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 한국신용정보주식회사 만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여지를 두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어느 시점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해야 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이 밝혔듯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상업적 합리성에 기초해야 하는데 이런 것에 못 미치면 조금 더 시간 통장사본 을 갖고 협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이 (관세 협상 타결) 기회인 것은 맞지만, 그 일정에 얽매여 불리한 협상 결과를 감수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10년 이상 장기간 대미 분할 투자 방안을 두고도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두고두고 족쇄가 햇살론카드연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용범, 러트닉 만난 뒤 "논의 더 해야...더 만나긴 어려워"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두 시간에 걸친 협상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실장은 협상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일부 진전이 있었다" 새마을금고전세금담보대출 면서도 "남아 있는 쟁점 한두 가지에 대해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협상 상황과 관련해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러트닉 장관과 곧 다시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만나기는 어렵다. (필요하면) 화상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회사원 26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만큼, 이번이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 전 마지막 대면 협상 기회였다. 김 실장은 이날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24일 새벽 한국에 도착한다. 이후 이 대통령에게 방미 결과를 대면 보고할 예정이다.
양국이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이는 쟁점은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대미 금융 패키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다. 현금 직접 투자 비율, 장기 분할 투자 여부, 투자 수익 배분 방식 등을 두고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연간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는 150억~200억 달러다. 이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현금 투자 비율을 줄이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2029년 1월까지) 내 선불이 아닌 분할 투자하는 방식 등을 조합해 접점을 찾고 있다.
조 장관은 "지금 투자 구조, 투자 방식, 수익 배분에 관해 어느 하나를 조금 줄이면 대신 이것이 늘어나는 복잡한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가 필요할지,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전적으로 어떻게 투자가 구성될지에 달렸다"며 "아예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소규모로 체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범(왼쪽 두 번째)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 김정관(왼쪽 세 번째)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상을 마친 뒤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CNN, 미 측 요구 두고 "마피아식 갈취"
미 측은 외환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쌓기를 위해 가급적 많은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CNN은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미 측의 요구를 '마피아식 갈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결국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급진전이 없다면 한국 정부의 선택은 두 가지다. ①현재 입장에서 다소 양보하더라도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관세 협상 결과물을 도출하거나 ②노딜에 따른 25% 관세를 당분간 감수하면서 정상회담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간 정부 내에서는 전자 의견이 다수였지만, 최근 들어 후자에 대한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장기화 땐 안보 부담... '노딜 시사는 협상 전략' 시각도
다만 한국 정부는 관세 문제 장기화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보복 관세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진보 정부라 한미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비판도 부담이다. 이에 한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은 타결을 앞둔 막바지 협상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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