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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에어컨 설치를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전통적으로 에어컨 설치율이 비교적 낮은 유럽이지만 기후변화로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고 폭염 일수도 늘어 에어컨 없이 버티기 어려워진 탓이다. 반면 당장의 에어컨 증설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4일 EU(유럽연합)의 통계데이터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유럽의 온난화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도 2배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은행 적금 금리 건물 냉방의 필요 빈도 및 강도를 나타내는 '냉방 도일(Cold Degree Day)'은 지난 20년간 프랑스 파리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스페인 마드리드는 근래 29℃를 넘는 날이 연평균 63일로, 1980년대 초(연 29일)의 2.2배가 됐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들의 에어컨 보급률은 낮은 편이다. 각국의 부동산 데이터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몇평 프랑스에서 에어컨을 갖춘 가구는 20~25%가량이고 스페인은 약 40%, 이탈리아는 50% 수준으로 조사됐다. 에어컨 보급률이 98%에 달하는 한국, 90%인 미국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또 2023년 기준 EU 권역의 가구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62.5%는 난방에 사용된 반면 냉방에 사용된 에너지는 1% 미만이었다.
유럽 대도시 일본계금융사 의 건축물은 빽빽하게 설치돼 있고, 역사가 깊은 건물들이 많아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다. 특히 실외기는 미관상 흉한데다 외부로 뜨거운 바람을 내뿜기 때문에 마음대로 설치할 수도 없다. 파리, 런던 등 유럽 대도시 중 많은 곳은 에어컨 설치를 위한 인허가도 필요하다.
유럽의 폭염은 에어컨에 대한 거부감을 바꿔놓았다. 유럽의 주요 에어컨 제조 여성대출 사 중 하나인 다이킨은 2010년 이후 유럽의 가정용 에어컨 구매가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 제품 판매 플랫폼인 '갤럭서스'는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히타치는 프랑스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2035년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당좌대월이자율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작동하는 에어컨 실외기들. 2024.8.14/뉴스1


극심한 더위에 에어컨은 최근 유럽 주요 국가의 정치적 논쟁거리가 됐다. 프랑스 극우정당 당수인 마린 르펜이 집권하면 "전국에 대규모 에어컨 설치하겠다"고 하자 녹색당 대표 마린 통들리에는 "도시의 녹색화"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대안"이라고 맞섰다. 보수 성향 일간지 르 피가로는 "시민들이 땀을 흘리면 학습, 근무 시간이 줄고 병원이 폐쇄된다"며 에어컨을 옹호한 반면, 진보성향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에어컨이 뜨거운 공기를 거리로 내뿜고 에너지를 낭비한다며 "환경적 일탈"이라고 논평했다.
프랑스 정부는 에어컨을 정치적 흑백논리로 재단하는 것을 경계했다. 아녜스 파니에 루나셰 환경부장관은 뉴욕타임스(NYT)에 "취약계층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에어컨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곳에 설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에어컨의 확산이 기후 변화를 가속해 폭염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인데, 댄 레르 파리 부시장은 이를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에어컨 확산으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더 심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온화한 기후에 맞춰 설계된 유럽의 전력망이 에어컨 화산으로 과부하가 걸리면서 무더운 날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스페인·포르투갈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고, 수년간 유럽이 공들였던 재생에너지의 확산에도 역행할 수 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수석분석가인 사브리나 케른비클러는 블룸버그통신에 "에어컨 사용량의 증가는 다시 화석연료 발전을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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