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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되는 '원맨쇼'로 막을 내렸다.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분노 발작'을 피하려 침묵과 순응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대서양 동맹의 핵심 의제였던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견제 전략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이번주추천종목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24일(현지시간)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최신 릴게임
방위비 증액 등 트럼프 트로피 챙기기 점철…"기념비적 승리" 자축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본국에 가지고 갈 '트로피'를 살뜰하게 챙겼다. 가장 큰 성과는 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2%에서 2.5배나 상향된 수치다. 트럼프대동공업 주식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서구 문명 전체에 기념비적 승리"라고 자축하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upd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당일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2025.6.5 ⓒ 로이터=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트럼프 분노 발작 피하려"…어려운 질문 회피한 유럽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주가급락
기 위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리 호크스태더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 어려운 질문을 회피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처럼 나토 탈퇴를 협박할 경우 대서양 동맹이 붕괴할 것을 우려해 '트럼프 심기 경호'에만 집중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호크스태더는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분노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정작 던졌어야 할 질문을 꺼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토 사무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를테면 △독일대안당(AfD) 같은 유럽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가 유럽 안보를 저해하는 행위가 아닌가 △이란의 중요 동맹국인 러시아에 맞설 결의를 왜 보여주지 않는가 △나토 집단방위 조항에 대한 확약을 주저하는 게 유럽 안보 동맹을 위협에 빠뜨리는 게 아닌가 등이다.
이런 분위기는 정상회의와 형식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상 여러 차례 열리던 본회의는 한 차례로 축소됐고 회의 시간도 3시간으로 제한됐다. 트럼프가 지난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때처럼 일정을 단축해 조기 귀국해버릴까 봐 노심초사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성명문도 축소됐다. 지난해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44개 문단, 5341개 단어로 발표됐던 공동성명은 올해 5개 문단과 428개 단어가 포함된 A4 용지 한 장으로 대폭 줄었다. 간결한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방비 증액 합의도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을 규정한 5조에 대해 확약을 얻으려는 '거래'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전 "5조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가 국방비 증액 합의 이후 "나는 5조를 지지한다. 그래서 여기 있는 것"이라며 태도를 바꿨다.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5.06.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우크라 나토 가입 문제 빠져, 러시아 규탄도 톤다운
이번 헤이그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련 의제가 대폭 축소되거나 톤이 약화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러시아와의 대결을 피하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워싱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불가역적인 길'(irreversible path)로 규정하고 전쟁이 끝나면 신속한 가입을 추진한다는 약속을 담았다.
하지만 올해 성명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관련 언급이 완전히 제외됐다. 개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에서 밀려난 것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언급도 "동맹들은 우리 안보에 기여하는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한다는 주권적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약속했던 400억 유로(약 63조 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 내용도 이번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에 대한 비판 수위도 현저히 낮아졌다. 2022년 개전 이후 매년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침략국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러시아에 관해서는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짤막하게 언급됐다.
북한·이란·중국도 사라졌다
지난해 성명에서 중국·이란·북한의 전략적 도전에 대한 상세한 조항이 포함됐던 것과 달리 올해 성명에서는 이들 국가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빠졌다.
특히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하고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을 강하게 규탄했던 이전의 기조와는 대조적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해 국방비 증액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대신,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공동 대응이라는 동맹의 핵심 가치를 희생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GDP의 5%를 국방비에 투자하라는 새로운 기준은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회의 결과를 놓고 미국 내 대서양 동맹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존 R. 데니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해 어떠한 새로운 실질적 조처도 취해지지 않았다"며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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