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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기지촌 여성 인권운동에 헌신한 활동가가 죽음 뒤에야 세상에 이름을 공개했다. 김애란, 향년 75.
여성·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기지촌 여성 인권운동가 고 김애란 선생님 여성장 장례위원회’(이하 장례위)는 30일 “김애란 선생님이 지난 25일 별세했다”며 “사망 후에는 미군 위안부와 기지촌 여성 인권운동가로서의 삶을 공개하길 원하신 고인의 뜻에 따라 그분의 삶을 많은 분과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이름을 밝히는 것 자체국순당 주식
가 역사가 되는 사람이 있다.
1965년 열다섯살 소녀였던 김애란은 ‘직장을 소개해주겠다’는 친구의 말에 속아 경기도 파주 ‘용주골’ 기지촌으로 끌려갔다. 여기서 ‘위안부’로 일하다 미군의 폭력을 겪었고 죽임을 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 스스로 세상을 등지려고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구하는 용기를 냈다. 1999년 동두천 기지촌에서 일하던비상장주식사이트
동료 ‘위안부’ 여성 이정숙씨가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기지촌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인 ‘새움터’와 인연을 맺었다. 고미라 새움터 대표는 “(이씨 살해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미군이었다”며 “진상규명 촉구 활동을 하니까 업주들이 (영업에 방해된다며) 항의를 했는데, 김애란 선생님이 저희를 옹호하며 맞서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기지촌 여성인인스프리트 주식
권운동가로 거듭났다. 2001년 새움터가 기지촌 여성을 위해 만든 쉼터에 상근 활동가로 채용된 뒤부터 새움터 실행위원·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국가폭력과 성매매 산업의 피해자면서도 사회적 낙인과 차별로 고통받는 기지촌 여성 피해자를 위해 헌신했다. 고 대표는 “(김 할머니가) 피해자들이 쉼터에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잠을 안자고 기다렸다가 식사투자보감
를 챙겨주는 등 피해자들을 한없이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피해자와 활동가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장례위는 “김 선생님은 남은 평생 기지촌 여성들과 자녀, 기지촌 여성 인권운동가들의 언니로, 동료로, 이모로 사셨고, 우리 모두에게 큰 울타리이자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돼 줬다”고 했다.
그는 역사의 증인이 되었다. 2014년부터 국가 주식검색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법정 증인으로 나서 역사적 승소를 이끌었다. 장례위는 김 할머니가 법정에서 “정부는 우리에게 미군 ‘위안부’를 시켜놓고 그런 적 없다고 한다”며 “지금도 우리 언니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하루빨리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울면서 호소했다고 전했다. 마침내 2022년 9월29일 대법원은 국가가 군사동맹 강화와 외화벌이 수단으로 성매매를 조장·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기지촌 여성 인권운동가 고 김애란 선생님 여성장 장례위원회’가 30일 오후 5시 경기도 평택 송탄장례문화원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그는 ‘마지막 싸움’으로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다 2023년 건강 악화로 쓰러졌다. 고 대표는 “김 선생님이 한국 정부 상대 소송이 끝나고 미군 상대로도 (소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본인이 아프면서 참여가 어렵게 되니까 죽음을 앞두고 ‘내가 마지막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선생님) 자신이 당사자로 (이름을) 공개하면 이 사회가 미군 ‘위안부’ 문제에도 좀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바람, 특히 다른 동료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8년 여 소송을 진행하며 국가가 우리에게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한국사회가 미군 ‘위안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김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당사자분들이 좀 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가 국가손해배상소송 과정에서 얻은 용기와 남은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이름 공개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생존한 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오는 9월 주한미군 상대 손해배상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고인의 발인은 31일 오전 9시30분, 유해는 경기도 이천시 에덴 추모공원에 뿌려진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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