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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직원과 함께 우리 농산물로 만든 빵으로 연 1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강정래 ‘푸드 인 완주 마더쿠키’ 대표. 그 시작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결혼이주여성과 함께한 소규모 제빵 수업에서 비롯됐다. 결혼이주여성과 농촌 어르신 등 소외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강 대표를 만나 마을기업 성공기를 들어봤다.
4월 어느 날 오전 10시,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한 건물에 들어서자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건물 1층 빵제조실 유리창 너머엔 위생복 차림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빵알라딘게임다운
사들이 보인다.

“이미 1차 빵 납품은 끝났어요. 오전 9시까지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에 빵과 쿠키 등을 공급하고 있거든요. 지금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납품할 제품을 만들어 포장하고 있어요.”



엄마 강정래 씨(왼쪽)가 16년째 운영메리츠종금증권 주식
하는 마을기업을 잇기 위해 딸 이윤아 씨도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다.


우리 농산물로 16년째 맛 좋고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는 강정래 영농조합법인 ‘푸드 인 완주 마더쿠키’(이하 마더쿠키) 대표(64)의 설명이다. 사실 이곳은 조금 색다른 빵 공장이다. 상호명에서 알 수 있듯 ‘엄마의 마음’으로 김실장따라하기
정성스럽게 빵과 쿠키를 만들고 있는 데다 결혼이주여성과 농촌 어르신들이 공동체를 이뤄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마더쿠키는 2013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 주민이 각종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기업으황금성게임종류
로, 마더쿠키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국산 재료 사용·수익 일부 사회 환원 원칙 고수
2010년 완주군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한 마더쿠키는 초창기에 3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주재료로 국내산 쌀과 밀·단호박·팥·양파·달걀 등 우리 농산물선취매
을 이용해 방부제를 넣지 않고 빵과 쿠키를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는 농촌 어르신과 결혼이주여성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지킨다는 것. 셋째는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처음 세운 3가지 원칙을 지금까지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초콜릿 등 몇 가지를 빼면 90% 이상 우리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죠. 가능하면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사용하되, 공급이 어려운 경우 전북의 다른 시군에서 생산한 원재료를 구입해요. 직원은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과 60대 이상의 지역 어르신을 최대한 고용하죠. 지금까지 마더쿠키를 거쳐간 이주여성만 해도 30여 명에 달해요. 또 다문화가정과 장애인·저소득층에게 정기적으로 빵을 기부하고 무료 체험(푸드테라피 등)과 제빵 교육도 하고 있어요.”



식빵·마들렌·모카빵·머핀·현미두부과자 등 마더쿠키에서 생산하는 빵과 쿠키는 30여 종에 이른다.


강 대표가 이렇게까지 열심인 이유는 결혼이주여성들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사실 마더쿠키 운영을 시작하기 전 강 대표는 다문화가정 생활지도사로 일했다.
“우연히 결혼이주여성들을 인솔해 완주군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제빵 수업에 몇 차례 참여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농기센터로부터 장애인 대상 ‘쿠키 클래스’ 운영을 제안받았어요. 이를 계기로 완주군 희망근로 프로젝트로 쿠키 생산과 일자리 창출 사업을 맡게 됐죠. 하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생산한 쿠키를 판매하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처음엔 판로가 막막했고 함께 일하던 장애인들도 하나둘 떠나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심기일전했죠.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니 만큼 한 번 더 도전해보기로 한 거죠.”


지역 농산물로 다양한 제품 개발해 사업 안정
떠나간 장애인들에겐 미안했지만 수익사업을 하려면 운영 전략이 필요했다.

“쿠키를 간식으로 판매하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소화가 잘되는 쌀빵이었어요. 안정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선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인력도 필요했어요. 그래서 결혼이주여성과 60대 이상 농촌 어르신들을 직원으로 고용하기로 했어요. 이 같은 계획을 세운 후 곧장 빵을 만들 강력 쌀가루를 수소문하고 판로 개척에 나섰죠. 그렇게 유치원과 어린이집 문을 두드리면서 판로를 확보했어요.”
이후 2012년 그는 영농조합법인 ‘푸드 인 완주 마더쿠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마을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처음엔 강력 쌀가루로 카스텔라 한 품목만 생산하다가 점점 종류를 늘려나갔어요. 전국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며 레시피를 익혔죠. 지금은 식빵·단팥빵·부추빵·블루베리빵·쑥빵·치즈쿠키·땅콩쿠키·현미두부과자 등 30여 종의 빵과 쿠키를 생산해요. 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강력 쌀가루 대신 우리밀과 쌀가루를 8:2로 섞어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 30여 명의 결혼이주여성이 마더쿠키를 거쳐갔다.


마더쿠키의 사업이 안정기로 접어들 수 있었던 건 2012년부터 생긴 로컬푸드 직매장에 진출한 덕분이었다. 처음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시작으로 고정거래처를 14곳으로 늘렸다.
“2017년엔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어요. 고용 직원도 17명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지요. 하지만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이 줄어들자 한 차례 위기가 닥쳤어요. 그때 새롭게 확보한 판로가 학교급식과 유치원·어린이집 등이었어요.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를 통해 판로 다각화에 성공했죠.”
강 대표에 따르면 현재 마더쿠키의 제품은 로컬푸드 직매장에 25%, 학교 돌봄 급식에 25%, 유치원 간식으로 35%를 공급한다. 이 밖에 10%는 각종 체험 교육용으로, 5%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좋은 먹거리 찾는 고객 덕분에 일하는 보람 커
“현재는 11명의 직원을 두고 안정적으로 빵과 쿠키를 생산·판매하고 있어요. 무리하게 사업 규모를 키우기보다 꾸준히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알찬 마을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하잖아요. 여기에 달지 않고 건강에 좋은 제품에 익숙해진 고정고객들이 있어 일하는 보람을 느껴요. 특히 그 고객들이 유아나 어린이·학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제빵 일은 고되기 마련이다. 이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다.
“저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절대로 못했을 거예요. 그러고 보면 초창기부터 함께한 권덕순 제빵사(77)의 공이 크죠. 낯선 타국으로 시집와 한글과 빵 만드는 법을 배우며 함께 일한 이주여성들의 역할도 컸고요. 무엇보다 저희 제품의 가치를 알고 기꺼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있어 고맙죠.”
강 대표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마더쿠키를 계속 운영할 생각이라고 한다. 게다가 딸 이윤아 씨(37)가 엄마의 사업을 잇기 위해 마을기업 운영에 참여하고 있어 더없이 마음이 든든하다고.
글 이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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