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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20일로 9일째를 맞았다. 그간 대선 후보 연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를 보면 각 후보의 선거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순신·정약용 등의 역사적 인물에 자신을 빗대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사회 혼란을 수습할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 후보를 히틀러·스탈린 등의 독재자에 비유하며 권력을 몰아주면 안 된다는 견제 심리 무위험이자율 에 호소했다.
이 후보가 지난 8일간 연설에서 자주 언급한 키워드는 충무공 이순신이다. 실용주의적 면모와 위기 극복에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에 자신을 빗댔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똑같은 조선 수군을 갖고 원균은 패배를 거듭했지만, 이순신은 24전 24승 사업자대출한도 이라는 승리를 일궈냈다”며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그 공동체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며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재임 당시 성과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저는 똑같은 성남시 공무원으로 ‘성남시로 이사하자’는 말이 나올 만큼 성남시를 바꿔냈다. 경기도를 3년 만에 도정 만족도 1위 광역시도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경남 거제에서도 합자회사설립 이순신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지휘자의 능력에 따라 나라가 흥하기도 망하기도 한다”며 “(저는) 똑같은 성남시에서 똑같은 공무원으로 똑같은 재정 여건하에 전혀 다른 성남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행정가 면모를 설명하는데도 이순신을 활용했다. 그는 지난 12일 대전 유세에서 “한 명의 공직자가 얼마나 큰일을 할 주택전세금대출 수 있는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봤다”며 “이순신이 이긴 이유는 단순하다. 철저하게 준비해 이길 수 있는 전쟁을 만들어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그가 마음먹기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실학자 정약용을 소환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공식선거운동 개시 전날인 지난 11 부산새마을금고구조조정 일 정약용 유배지인 전남 강진을 찾아 “유배 생활을 18년 했다고 하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훨씬 길다”며 “실용적 입장에서 보면 당파, 우리 현대식 표현으로 좌우, 색깔, 지역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자신을 정약용에 빗대 주류 세력의 피해자라는 점을 환기하면서 동시에 실용주의자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김문수 후보를 ‘누구’ 등으로 지칭하며 직접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이 후보는 지난 17일 전남 나주시 유세에서 RE100(기업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언급하며 “누구는 잘 모르던데. RE100 하라고 했더니 ‘I’ll be back’ 하고 있더라고”라고 말했다. 유력 주자로서 네거티브보다는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의 연설은 이 후보를 ‘독재’라는 표현을 동원해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데 집중됐다. 특히 히틀러, 스탈린, 김정은 등 동서고금의 독재자를 소환한 점이 눈에 띈다. 김 후보는 14일 경남 밀양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법관을) 다 탄핵해 버리면 이게 독재지 뭐가 독재인가”라며 “대통령까지 또 이 사람(이 후보)이 하면 바로 김정은 독재, 시진핑 독재, 히틀러 독재가 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민주당 규탄대회에서는 이 후보 측의 사법부 압박을 두고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레닌을 다 공부해 봤지만, 이런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도 없는 일”이라며 “상상도 못한 독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유세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해 “젊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에 반대했는데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박 전 대통령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친다’ 하며 참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진주 유세에서도 “대한민국의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 조선, 모든 K-방산, 다 만들어낸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관한 언급을 자제했다. 계엄 문제가 언급되는 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김 후보의 윤 전 대통령 언급은 지난 14일 경남 밀양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료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한 번에 불과하다. 김 후보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한 것 중에 잘한 건 지방에서 중·고교 졸업한 학생이 아니면 부산 의과대학이라든지 이런 데(지역 의과대학)는 절대로 입학을 안 시켜준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스스로를 민주당 계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계열의 김영삼 전 대통령(YS) 후계자라고 강조했다. 한국정치 시대교체 아이콘인 두 인물을 소환해 지금 시대교체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 “고향 상계동에서 세 번씩 떨어져 가면서도 어렵게 정치해 온 이준석과 자기 지역인 성남을 버리고 인천 계양으로 도망간 이재명 (중) 누가 더 노무현 정신을 잘 구현하는 사람인가”라며 “부산 시민이 사랑한 김영삼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당당함을 계승하는 후보는 바로 저”라고 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모든 연설에는 노동이 빠지지 않았다. 권 후보는 지난 13일 봉제 노동자 간담회에서 “봉제공은 진보 정치인에겐 전태일 열사의 기억으로 인해 각별한 직업”이라며 “불안정 노동자의 삶을 이야기하는 대선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스승의날 메시지에서도 교사 외에 교육공무직 노동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권 후보는 “교육노동자들이 불안하지 않고 존중받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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