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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맛’ 즐기다 ‘쓴 맛’을 처절하게 봤기 때문일까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보복 소비도 대유행하더니 곧바로 ‘거지방’처럼 극단적 소비 억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진 ‘극단’은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극단적 보복 소비도 극단적 소비 억제도 모두 문제죠.
극단의 문제점을 깨달아서일까요. 경기불황 때문일까요. 다시 알뜰 소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알뜰살뜰뉴인텍 주식
’ 중고 모닝·레이 인기





중고차 시장에서 알뜰차종으로 인기높은 쉐보레 스파크 [사진출처=쉐보레]



자동차 구매에서도 보복 소비가 줄어들고 알뜰 구매 현상이TIGER인버스국채3Y 주식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판매 현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8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승용차 기준) 거래래수는 196만9682대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보다 1만9399대(1%) 많이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신차 판매대수는 143만9310대로 전바이오스페이스 주식
년보다 6만8282대 적었습니다. 경기불황과 구매욕구 감소에 신차는 전년보다 4.5% 판매가 감소했지만 중고차는 오히려 1% 거래가 늘었습니다.
중고차 거래 1위와 2위는 모두 경차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차종입니다. 기아 모닝이 4만5832대, 쉐보레 스파크가 4만468대 각각 거래됐습니다.
현대차 그랜저 H미국증시
G는 3만9927대로 3위를 기록했죠. 2011~2016년에 판매된 그랜저로 역시 구입 부담이 적은 차종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차 중 비교적 최신 모델이지만 100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기아 뉴 레이는 2만9279대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신형 모닝.오락실황금성
모닝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높은 차종입니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올해도 마찬가지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기불황과 정치적 혼란으로 올해 1분기(1~3월) 중고차 판매대수는 48만9393대로 전년동기보다 4.0%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신차 판매대수는 40만874대로 11.3% 감소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입니다.
중고차 판매 1위와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경차입니다. 모닝이 1만1738대로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스파크도 1만184대로 2위를 유지했죠. 뉴 레이는 8253대로 전년동기보다 한 단계 올라선 4위를 기록했습니다.


“욜로 즐기다 골로 간다”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빨간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 911 [사진출처=포르쉐]



보복 소비가 감소하고 중고 경차와 같은 가격이 저렴한 차종이 많이 판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심리학과 행동경제학으로 분석해보면 고물가·고금리와 경기위축으로 욜로(YOLO)족이 줄고 요노(YONO)족이 늘어나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한 번뿐인 인생)’라는 뜻입니다. 욜로족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합니다.
명품에도 아낌없이 돈을 씁니다. 모닝이면 충분한데 벤츠·포르쉐 차종을 사기도 하죠. 명품 브랜드가 아주 사랑하는 ‘파노플리 효과’는 욜로족의 견물생심을 더 자극합니다.
특정 계층이 타고 다니는 차종을 구입하면 자신도 그 부류에 속한다고 여기고 무리해서 구입합니다.



벤츠를 상징하는 삼각별 [사진출처=벤츠]



요노는 ‘You Only Need One’의 약자입니다. 꼭 필요한 것만 알뜰하게 구매하는 ‘짠소비’를 추구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복소비 열풍에 남들을 따라 과소비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하면서 ‘플렉스’(Flex)를 즐기다가 쓸 돈이 없어진 20~30대는 “욜로 좋아하다 골로 간다”며 반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과시를 위해 무리하는 플렉스 대신 극단적 소비절약을 과시(?)하는 ‘거지방’이 유행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살 때도 ‘이왕이면 큰 차’, ‘그 돈이면 좀 더 보태서 더 좋은 차’를 찾다가 이제는 좀 더 저렴하면서 유지비도 아낄 수 있는 중고차를 구입하는 ‘짠테크’를 실천하기 시작한 셈입니다.


※사족(蛇足)-부처님 오신 날 ‘단상’





장원영과 ‘초역 부처의 말’ [사진촬영=걍영국 기자/ 도서 사진=포레스트북스]



알뜰 중고차 구매현상을 살펴보다 보니 초긍정 사고를 담은 ‘럭키비키(Lucky Vicky)’ 유행어를 만든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떠오릅니다.

장원영은 국내 출판업계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만큼 유명하죠. 장원영이 읽는다는 책은 불티나게 팔리기 때문입니다.
부처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초역 부처의 말’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대표적입니다. 모두 장원영이 추천한 책으로 베스트셀러입니다.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는 부처와 쇼펜하우어 관련 서적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부처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단어는 ‘비교금물’입니다. ‘비교’가 고통의 원인이 된다고 역설합니다.

부처는 “남과 비교하지 마라, 그대는 이미 자유롭다”고 설파했죠.
프리드리히 니체와 같은 철학자는 물론 과학자, 심리학자, 작가 등에게 인기를 끈다는 독일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도 인간의 많은 고뇌와 번민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타인과 비교하는 태도에서 유래한다고 지적했죠.
남과의 비교는 자기계발의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더 큰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의식하지 말고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겠죠.
‘타인과의 비교’가 주는 고통은 요즘 더 강해졌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SNS) 영향 때문입니다.
SNS에 올라오는 다른 사람의 화려한 외모와 삶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살까”라며 자책하고 무리해서라도 따라하려고 합니다.
부처와 쇼펜하우어가 뜨는 이유는 장원영의 추천도 있겠지만 타인과의 비교가 가져다 준 고통에서 치유받기 원하는 바람이 커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모닝 값에 판매됐던 중고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엔카닷컴]



자동차 구입 때도 타인과의 비교는 가급적 금물입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고 필요하지 않은 비싼 차를 무리하게 구입했다가 재산상의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고통으로 괴로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하지 않으면 고통도 번민도 줄어듭니다. 벤츠, BMW,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폼나는 브랜드의 차를 타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중고 모닝·레이를 탄다고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 중고차 시장에서는 모닝 값에 판매되는 벤츠 E클래스도 많으니, 모닝도 ‘벤츠급’이라고 볼 수 있죠. 유지비 측면에서는 벤츠보다 훨씬 낫죠.
그러니 벤츠 E클래스든, 중고 모닝이든 자신의 상황에 맞춰 꼭 필요한 차를 산 뒤 뽐내지도 의기소침하지도 말고 당당하게 타면 됩니다.
부처와 쇼펜하우어는 물론 차량과 사람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심리학자들도 남들 따라 명품이나 명차로 ‘호가호위’하면 결국 ‘실패한 인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피해도 보고 남들에게 이용당하면서 손가락질 받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죠.
이구동성으로 “차량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존중할 만한 사람을 존중하라”라고 강조합니다.



국내 판매되는 경차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0년 넘게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인 모건 하우절이 쓴 ‘돈의 심리학’에는 ‘페라리의 역설’이 나옵니다.

모건 하우절은 “당신이 멋진 차량을 몰고 있을 때 사람들은 당신을 보지 못한다. ‘당신의 차’에만 감탄할 뿐이다. 아무도 당신의 물건을 보고 당신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죠.
‘원영적 사고’를 통해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싼 값에 꼭 필요한 중고차 잘 샀네, 아낀 돈은 나중에 더 멋진 차를 사고 삶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거야. 역시 럭키비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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