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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건축 시공사 공모에서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공사비 급등 등에 따른 건설경기 악화에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건설사들이 수 년 간 공을 들인 곳에서는 애초에 경쟁을 피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치열한 수주 경쟁을 찾기 어렵다. 특히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알짜 재건축 단지에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 신삼호 아파트'는 지난 9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는데, HDC현대산업개발만 응찰해 유찰됐다.
같은날 방배 15구역의 시공사 드림론 선정 공모도 포스코이앤씨만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앞서 진행됐던 경쟁입찰 공모에서도 포스코이앤씨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된 만큼 포스코이앤씨와의 수의계약 수순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아직 수의계약에 대한 조합원 의사를 묻는 조합원 총회가 진행되지 않아 회사도 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한남 5구 예금금리 1% 역도 최근 시공사 수의계약으로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DL이앤씨가 앞선 두 차례의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지난달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했다. DL이앤씨는 한남 5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제안했다.
올해 건설업계의 사업 기조인 선별 수주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사비가 급등하고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면서 보수적인 은행담보대출 기조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재비 등 공사비가 올라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이 붙었다가 실패할 경우 그 손실이 어마어마하다"며 "손실금이 수백억원에 달하기도 하다 보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별 수주를 진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포함해 여러 조건을 따져보고 꼭 필요하다면 경쟁에 참여하겠지만 웬만하면 러쉬앤캐쉬 추가대출 위험을 낮춘다는 것. 다른 지역 대비 흥행과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재건축 구역일 지라도 다양한 요건을 충분히 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삼성물산의 경우 신삼호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참여를 아직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계속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긴 했지만 공고 후 마감까지 시일이 부족했다"며 "향후 재공 패브릭하우스 고가 나올 텐데 그 일정에 따라 다시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건설사가 오랫동안 공들인 구역은 입찰 참여시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해 더 입찰을 꺼리는 것도 있다. 조합과 해당 건설사 간의 신뢰 관계가 매우 두텁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배 15구역의 경우 포스코이앤씨가 수년간 공을 들였고,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10년 가까이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 사업은 수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속된 말로 침발라 놓은 곳에 들어가기 어렵다"며 "어차피 조합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그런 점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 후의 사업관리도 중요한데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공사비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선별수주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 3월 131.23을 기록해 전월 대비 0.16%, 전년 동월 대비 0.91% 상승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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