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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나 성큼성큼 박 아무 사람이 안에 쪽으로*지난주 [“산자부로 넘겨라” 朴 한마디에 통상교섭본부는 해체됐다]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본부가 산업자원부로 이관됨에 따라 2013년 3월 25일 '외교부' 현판식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외교부 조대식 기획관리실장, 김병국 국립외교원장, 김규현 1차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조태열 2차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외교부


2013년 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통상교섭본부를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외교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외교통상부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박 당선인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추측과 소문이 원리금균등분할상환 계산기 난무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외교안보팀장으로 일하던 저는 오랫동안 통상에 관여해 온 고위급 외교관으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 박 당선인이 1998년 의정 활동을 시작한 후부터 통상교섭본부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제보를 바탕으로 국회와 통상교섭본부 전현직 관계자들을 취재해보니, 관련된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새마을금고 비과세
15대 보궐선거 당선된 朴, 산자위에서 첫 의정 활동
박 당선인은 15대 국회 때인 1998년 4월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후 산자위에 소속됐습니다. 통상교섭본부는 박 당선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해에 외교부 소속으로 출범했는데, 이때부터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 당선인은 2000년 16대 소상공인지원센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된 후엔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국회 속기록을 뒤져보니, 2000년 11월 3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박 당선인이 외교부가 통상 기능을 가진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물론 조직 개편을 요구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박 당선인은 당시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지금까지의 각종 통상 협상에서 상대국에서는 창원개인회생 통상장관이 나오는데 우리는 왜 장관이 나선 적이 없이 본부장이 나서고 있느냐”고 질의했습니다. 그는 “통상본부장이 대외적으로는 미니스터(장관)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주니어 미니스터’이기 때문에 USTR이나 상무장관과 대등한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1998년 3 고환율 월 출범 당시 외교통상부는 타 부처의 통상 관련 전문가 43명을 영입했지만 지금 이들 중 31명이 재외 공관이나 해외 연수로 빠져나가서 영사업무를 보는 등 통상과는 관련이 없는 일을 담당하고 있고 그 자리를 비전문가인 일반 외무직 공무원들이 메우고 있다. 통상은 전문성이 꼭 필요한 분야인데 이런 식의 인사로 어떻게 교섭본부의 전문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겠느냐.”
이정빈 외교부 장관은 “대외적으로 통상교섭본부장은 아까 박 의원님 말씀대로 ‘미니스터 포 트레이드’라고 되어 있어서 지위를 부여받고 있고 통상장관 자격으로 각국의 통상장관들과 아무런 문제 없이 긴밀한 접촉을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박 당선인은 “외국의 통상장관들이 우리의 본부장이 자기하고 격이 안 맞는다 이렇게 느끼고 있고 또 권한도 적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그런다”며 “따라서 앞으로는 (외교부) 장관님이 직접 챙기시든지 아니면 본부장을 통상장관으로 격상하시든지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하시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1998년 4월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박근혜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손을 들며 기뻐하고 있다. 박 의원은 15대 국회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첫 의정활동을 시작했했다./연합뉴스


2001년에 다시 통상 문제 제기
박 당선인은 이어 이듬해인 2001년 9월 28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시 제기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통상교섭본부는 다른 부처에서 발생시킨 문제를 가지고 사후적인 교섭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교 하나도 힘든 처지에서 통상까지 가져다 놓고 손 놓고 있는 형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많은 분이 지적하고 있는 우리의 통상 조직을 이대로 가지고 갈 것이 아니라 통상 조직을 강화하든지 독립된 조직으로 가든지 선택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trade(무역)를 가진 기관에서 우리나라의 통상 전반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당선인은 이 문제에 대해 못을 박듯이 이런 말도 했습니다. “하여튼 작년 국감에서도 얘기했고 올해도 또 얘기하고 잘못하면 내년에도 또 얘기할 수 있는데 그런 얘기가 더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
당시 외교부의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덕수(경제부총리, 주미대사, 총리 역임) 씨, 통상교섭조정관은 정의용(국회의원,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역임)-최혁(주태국대사, 주제네바 대사 역임)씨였습니다. 박 당선인의 잇따른 비판에 외교부는 간부들을 보내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위해 이 시스템이 유리하다고 설명했으나, 효과가 없었습니다.
자료 늦었다고 질책하자 최성홍 장관이 사과
박 당선인은 외교부가 국회의원들에게 자료를 늦게 제출한다고 외교부를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2년 4월 15일 외통위 회의에서 “지난번에도 주요 현안 보고에 대해 적어도 48시간 전에 상임위 위원들께 전달이 되도록 외교통상부에 요구하고 촉구한 적이 있는데 매번 굉장히 늦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늘도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어제 저녁까지도 안 오고 아침에서야 전달이 됐다”며 “이런 문제는 외교통상부에서 정말 성의만 있으면, 그리고 48시간 전에 전달하겠다 하는 원칙과 이를 지킬 의지가 있으면 시정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매번 이런 일을 겪게 된다”고 했습니다.
박 당선인이 “장관님께서는 앞으로는 48시간 내에 자료가 전달되도록 확실히 약속을 해 달라”고 하자 최성홍 당시 외교부 장관이 “제가 철저히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박 당선인의 외통위 발언을 살펴보면, 외교통상부를 신뢰하지 못한 것이 감지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불신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불신감이 배경이 돼 통상교섭본부 해체 및 통상 기능 이관이라는 조치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때문에 외교통상부의 역대 지도부가 박 당선인의 정책과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조직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2013년 2월 4일 국회 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오른쪽)이 통상교섭본부를 산자부로 이관하는 문제와 관련, 박태호통상교섭본부장과 대화하고 있다./조선일보


김 장관, “37년간 국익 위해 일한 공무원으로서 문제 지적 안 할 수 없다”
2013년 2월 4일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는 외교통상부가 조직 차원에서 통상 기능의 이관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마지막 회의로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는 통상교섭본부를 떼내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고, 어느 부서가 교섭 대표권을 갖느냐는 문제가 현안이었습니다.
물러나는 김성환 장관은 이 자리에서 통상교섭본부 이관 방침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김 장관은 당시 전현직 외교관들로부터 인수위 결정을 사전에 인지하지도, 막아내지도 못했다고 비판받고 있었습니다. 김 장관은 2013년 2월 13일 북한의 세 번째 핵실험으로 인한 외통위 긴급회의에는 유엔 안보리 회의 참석차 출석하지 못해 자신의 마지막 상임위 출석이 됐습니다.)
그는 “통상교섭에 대한 권한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행사하도록 한 금번 개정안은 대통령의 외교에 관한 권한을 교섭을 행하는 개별 정부 부처와 나누어서 행사하도록 위임하는 논리”라며 “이 경우 우리 헌법과 정부조직법의 골간을 흔드는 결과가 초래돼 대외관계에서 안정성과 일관성을 기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물러나는 정부의 장관이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헌법과 정부 조직법의 골간을 흔든다”고 비판한 겁니다.
그는 “특정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가 통상 교섭을 총괄하게 되는 경우에 전문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으며 국내 의견의 조정 과정에서 여타 산업과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런 발언도 했습니다. ” 이 자리를 빌려서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외교부의 조직을 지키기 위한 부처이기주의가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음을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37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물러나는 시점에 있습니다. 저는 지난 37년간도 오로지 국익의 차원에서만 생각하고 그러한 충정에서 이러한 말씀을 드린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37년이나 국익을 위해서 봉직을 해 온 사람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말씀드리지 않는 것은 저는 공직자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러한 말씀을 드린다는 점을 위원님들께서 해량하여 주시고 진지한 검토를 해 주실 것을 요망을 드리겠습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위원회에서 “15년간 협상 경험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한 통상교섭본부의 우수한 전문가 집단이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발했습니다.
김 장관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통상교섭본부를 떼 내는 정부 조직법 개편안은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2013년 3월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외교통상부를 외교부로 새로 바꾼 현판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엔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규현 1차관, 조태열 2차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조대식 기획관리실장이 참석했습니다.
통상교섭본부의 소속,위상 재정비 필요
미국은 대통령 직속 독립기구인 USTR이, 유럽연합은 집행위원회 산하 통상국이 모든 통상 협상을 전담합니다. 통상 문제는 각국 외교 전략과 직결되기에 대외적 일관성과 독립성이 핵심이라는 인식에서입니다. 우리나라도 박근혜 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2017), 윤석열 정부(2022)가 출범할 때마다 통상기능의 외교부 환원 여부를 검토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최근 경험하고 있듯이 트럼프 미 대통령 재집권 이후 WTO(세계무역기구) 체제가 붕괴한 가운데, 통상 문제는 언제든 나라를 뒤흔드는 핵심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통상교섭본부의 소속과 위상에 대해 다시금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듯합니다.
P.S.



조선닷컴에 매주 일요일 연재되는 [이하원 기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가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책 제목은 ‘성공한 외교, 실패한 외교 – 이하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사진)‘ 로 박영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지난해 4월 매주 연재를 시작한 후, ’DJ와 정상회담 후 동생 출연한 열린 음악회 달려간 클린턴 대통령’ 등 총 41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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