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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랑용선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5-08-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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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가면 그림 같은 자연 속에서 독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잔디밭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보면 소풍 나온 거위 가족이 한가로이 뛰노는 모습을 마주한다. 1995년 폐교된 충주시 동량면 동량초등학교 하천분교를 리모델링한 ‘맥타가트도서관’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야영도 할 수 있어 독서와 캠핑이 동시에 가능한 이색 도서관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영문학 교수 출신인 오성현 관장은 은퇴 후 시골에 작은 도서관을 열고 싶주식투잡
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그는 교수 시절 연구해온 영문학 전문 서적을 비롯해 3000권에 이르는 책을 소장하고 있었다. 오 관장은 넓은 공간을 보유한 학교 부지를 도서관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 틈날 때마다 경기·강원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매물로 나온 폐교를 보러 다녔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기 어려워 고심하던 차에 하천분한진해운 주식
교를 만났다.
전체 1만7116㎡(5177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학교 본관과 사택, 두개 건물만 있는 아담한 곳이었다. 폐교 후 한동안 방치됐던 학교 부지는 유리공예품 체험장으로 새출발했지만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 관장이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학교 시설엔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운동장엔 삐죽빼국내증권사
죽 자란 잔디가 무성했다. 하지만 시골 마을의 고요한 정취를 느끼기 좋다는 점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충북 충주에 있는 맥타가트도서관의 내부. 1층 복도에는 수많은 책들이 진열돼 있고, 2층에는 작은 갤러리가 모의투자프로그램
있어 미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2010년 충주교육지원청에서 폐교 부지를 임차한 뒤 학교 건물의 외형을 유지한 채 벽과 지붕을 페인트칠하고 낡은 시설만 보수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그가 평생 모아온 장서 3000여권을 수용할 도서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학교 본관에 있는 3개 교실은 각각통화쌍
영문학 전문 서적, 일반 서적, 어린이 서적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1년간 시설 정비를 마치고 2011년 등록 절차를 밟은 뒤 도서관을 개관했다. 오 관장은 자신의 은사인 아서 조지프 맥타가트 박사를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빌려 도서관 이름을 지었다. 맥타가트 박사는 미국 출신의 교육학자로, 대구 소재 미국문화원장과 서울대학교·경북대학교·영남대학교 등의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1953년부터 평생을 바쳐 후학을 가르치며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헌신한 인물이다. 영남대 재학 당시 맥타가트 박사를 처음 만난 오 관장은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할 때까지 20여년간 그와 사제의 정을 나눴다.



맥타가트도서관을 방문한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느긋한 독서를 즐기고 있다.


자칫 흉물로 남을 뻔했던 폐교가 번듯한 도서관으로 탈바꿈하자, 조용하던 시골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오 관장은 독서 토론과 논문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를 도서관에서 열어 외지인의 발길을 불러 모았다. 지역주민들 역시 책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을 반가워했다. 그는 도서관 홍보를 위해 야외 공간을 캠핑장으로 개방했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유명 TV 프로그램에서 ‘이색 도서관’으로 소개되며 널리 알려져 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독서 캠핑장으로 자리 잡았다. 캠핑을 오는 방문객 중에는 수백권의 책을 가져와 기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본관 2층은 독서 모임, 학술 강연,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다목적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지역의 개성 있는 미술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 프로그램은 지역주민들에게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갤러리에서는 천주교 성화를 주제로 한 작품을 다수 선보여온 이정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도서관의 이름이 된 아서 조지프 맥타가트 교수를 그린 그림.


맥타가트도서관에선 문학·철학·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수준 높은 학술활동도 활발히 이뤄진다. 오 관장이 2002년에 설립한 ‘한국영어영문학연구소’가 이곳에서 활동하며 영문학 비평과 해설, 영미 작가 소개 등 다양한 강연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오 관장은 도서관을 농촌재생 사업의 거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2015년 충주도농교류협동조합을 설립해 문화 교류, 직거래장터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공동체 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그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도서관 내에 협동조합 사무소를 설치했다”며 “초기에는 주로 직거래 형태의 장터를 자주 열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직거래가 줄고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오성현 도서관장


마지막으로 “결속력 있는 정례 모임을 개설해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영문학 강좌를 열고 싶다”며 “문학과 삶을 연결하는 독서 모임뿐 아니라 자연과 노동의 의미를 함께 성찰하는 농부들의 모임도 열어보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충주=박자원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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