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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부양 측면에서 기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정책 독립을 이유로 금리 동결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29∼30일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연준위원 다수는 미국 기준금리를 4.25∼4.5%의 현 상태로 유지하는 데 찬성했다. 보수 2명 이상의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사례는 1993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3%포인트 인하해야"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금리인하를 요구하면서 연준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행 4.25~4.5%의 금리를 3%포인트(300bp) 인하해야 한다는 입 채무조정이익 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건 ▲재정적자 완화 및 국채 이자 부담 감소 ▲달러 약세 유도 및 수출 경쟁력 강화 ▲경기 부양 및 자산 시장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다 이유에서다.
경기 부양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가 기업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를 촉진해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활성화할 보험비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대 금리가 경제에 '로켓 연료'를 줄 것"이라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정부 부채 이자 비용을 줄이는 목적도 있다. 미국은 국가 부채가 지난해 11월 약 36조 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에만 1조1000억 달러 이상의 이자비용이 들어갔다.
엘에치공사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통해 수천억 달러 수준의 부채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택 시장 활성화도 금리 인하의 핵심 논리 중 하나다. 금리 인하를 통해 주택 구매를 촉진하고, 부동산 거래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전자수첩 주장한다. 금리를 낮추면 달러 가치가 떨어져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파월 의장을 향해 "멍청이", "고집 센 노새" 등 조롱도 서슴치 않았다.
연준, 정치적 압력에도 금리 동결
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정치적 압력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연준의 목표는 오직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며 정치적 압력에도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는 단순히 미국 내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한국 경제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해 지난해 말부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대급으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1.75~2.00%포인트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현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게 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 원화 가치 하락과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본부에서 제롬 파월(오른쪽) 연준 의장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 인하시 한국 경제에도 영향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환율 안정이 기대된다.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투자자금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출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 한국의 대미 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여력이 생겨 내수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 영향도 존재한다.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 대출 수요가 늘어나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일부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 관련기사 보기한은 기준금리 결정 D-7…'인하 vs 동결' 엇갈리는 시장 전망https://www.dailian.co.kr/news/view/1538054美 연준,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위원 두 명 인하 주장https://www.dailian.co.kr/news/view/1530054
다음 FOMC 회의는 내달 16~17일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FOMC 회의에서 연준이 0.25%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핵심 경제지표들이 엇갈려서 파월이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내달 금리를 인하한다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보면 성장률과 노동시장 지표를 고려할 때 금리를 당연히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노동시장 상황과 시장의 기대를 고려할 때 연준이 한 번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리지 않는다면 시장에 큰 요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우리나라 주식시장, 원·달러 환율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차가 더 커지지 않아 원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차원에서 국내 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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