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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소를 직접 방문하여 그곳에서 구체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을 견학(見學)이라 한다.
주로 학생들이 배움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집안에만 들어앉아 살림만 하던 가정주부를 위한 견학이 근대화 여명기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100년 전 부인들의 견학 길을 같이 한 번 따라가 보자. 1925년 5월 13일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조선일보사 대구지국 주최의 부인 견학단 참가 신청이 답지하여 3시간 만에 200여 명의 단원이 만원을 이루었다. 매일 신청자가 답지하나 여러 가지 준비상 일일이 수응(酬應·남의 요구에 응함)치 못하게 되어 실로 유감이다. 어언간 견학 일자가 닥쳐서 5월 13일 오전 9시에는 대구 시내 200여 명의 부인이 경북도청 앞으로 모일 터인데 단체의 행바다이야기오리지널
동이므로 시간은 절대로 어기지 아니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중략) 이 소식을 듣고 시내에 있는 각 신용 있는 큰 상점에서는 많은 물품을 보내 그날의 여흥을 재미있게 하게 되었다. 그 중에도 박순오(朴順五) 씨 상점에서 우등 상품으로 조선 운혜(雲鞋·앞코와 뒤꿈치에 구름무늬를 수놓은, 여자의 마른신) 7켤레를 보내 당일 여흥의 취미를 더하게 하였다. (하략)스톡스토리
’
같은 날 조선일보에는 경기 오산(烏山)의 부인 견학단이 경성을 찾은 모습도 보인다.
‘오산 부인 견학단은 지난 11일 오전 중에는 경복궁 옛 대궐과 새로 짓는 총독부 청사를 일일이 견학하고 오후에는 녹음이 무르녹은 창덕궁, 비원 옛 자취와 식물원, 동물원의 진금이수(珍禽異獸·진기한 동물)와 기화요초(琪花瑤草·옥같이 고일목균형
운 풀에 핀 구슬같이 아름다운 꽃)를 일일이 보고 나왔다. 점심을 마치고 하룻밤을 잔 후 12일 오전에 탑골공원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관립 여자고등보통학교를 견학하였다. 새것을 배우는 희망이 가득한 여학생들의 공부하는 것을 보고 여러 부인들 중에는 ‘지금 젊은 사람들이, 공부한 여자라야 장가가겠다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라고 감탄하는 말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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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신문사가 주로 주최한 부인 견학단은 전국에서 성행했는데 기사의 제목을 통해 보더라도 밀양(密陽), 동래(東萊), 이원군(利原郡·함경남도), 청주(淸州), 인천(仁川), 개성(開城), 평양(平壤), 춘천(春川), 강화(江華), 송도(松都) 등 한반도의 각 지역을 망라했다.
견학을 통해 부인들이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서부T&D 주식
1924년 10월 6일 제1회 부인 견학단원인 김근영(金謹永) 여사의 말을 들어보자.
“여자들을 가두어만 놓고 못났느니 병신이니 하니 듣고 보지 못하고야 아는 것은 무엇이며 무슨 수로 똑똑해질 수가 있습니까. 나는 벌써 반백이나 다 된 몸이라 별 수 없겠지만 아무쪼록 학교에 못 다닌 새색시네를 둔 시부모는 앞서서 이 같은 견학단에 보내어 한 가지라도 남과 같이 알아 가지고 젊은 남편에게 괄시를 덜 받고 세상에 버린 인물 노릇을 면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9세기발전소 대표
※ 위 글은 당시 지면 내용을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옮기되, 일부 한자어와 문장의 옛 투를 살려서 100년 전 한국 교양인들과의 소통을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