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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내세우면서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3% 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여전히 3~4%대 고금리를 유지하는 상호금융권 상품을 활용한 ‘예테크’(예금+재테크)가 금융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상호금융권 상품은 오는 9월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돼 안정성이 높아지는 한편 이자소득세 면제라는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협의 1년 만기 정기 예금 상품 중 강원다누리신협에서 판매하는 ‘OK회전예탁금’의 최고 우대 금리는 연 4.2%에 이른다. 최대 3년 이내, 100만원 이상 가입 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경기도건축사신협에서 판 나이스신용평가 매하는 ‘어부바효예탁금’의 최고 금리도 연 3.9%로 높은 편이다. 다만 이 상품은 만 70세 이상 1인 가구거나 기초연금 수급자, 기초연금 수급자의 자녀인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다.
소액 상품을 원한다면 강구신협의 ‘한아름정기예탁’을 눈여겨볼 만하다. 최대 5년까지 연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 금액과 대상에 제한이 없다. 최고 연 ibk기업은행 카드 3.8% 금리가 적용된다. KEC신협의 ‘정기예탁금’도 같은 조건과 금리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MG새마을금고에서는 MG해안새마을금고의 ‘꿈드림회전정기예탁금’ 금리가 연 3.5%로 높은 편이다.
같은 날 기준 제1 금융권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예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연 2.9%의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이다. 상호금융권 무료 공인인증서 보다 연 0.6~1.3% 포인트 낮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엔 금리가 최고 연 2.5~2.8%에 불과해 조건이 더 좋지 않다.
적금으로 넘어가면 금리 수준은 더 높아진다. 서서울신협에서 판매하는 ‘테트리스적금’은 거래 조건에 따라 연 1.2% 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얹어 최고 연 6.2%를 제공한 졸업생대출 다. 다만 만 19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고 가입 금액도 월 40만원 이내로 제한이 있다. 북부산신협의 ‘e-파란적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월 100만원 이내 한도에서 최고 연 6%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조건이 같은 대방신협의 e-파란적금에는 최고 연 5.5% 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5000만원인 예금자 보호 한도가 오는 9월 4대보험 가입서류 부터 1억원으로 상향되는 점도 상호금융권 예·적금을 찾는 이유가 된다. 지점 단위로 운영되는 각 상호금융사는 규모가 작아 자금 운용 역량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유사시 예·적금 고객이 보전받을 수 있는 금액이 두 배로 커진다면 그만큼 위험 부담도 줄어든다. 금융 당국은 예금자 보호 한도가 올라가면 상호금융권을 비롯한 제2금융권에 적지 않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금융권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상호금융권으로 자금을 옮긴 발 빠른 ‘예테크족’도 많다. 올해 4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은 한 달 전 대비 3조489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증가액은 무려 16조2527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저축성 예금이 1768조8760억원에서 1746조8026억원으로 22조원 이상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상호금융권 예·적금에는 14%에 이르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장점도 있다. 현재 은행권 예·적금 가입자는 만기 시 이자소득세에 1.4%의 지방소득세를 더해 총 15.4%의 이자를 내야 한다. 그러나 상호금융사 조합원은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최대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 납부 의무가 면제돼 지방소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3000만원을 금리 연 4.2%짜리 강원다누리신협의 OK회전예탁금에 1년간 묶어둘 경우 만기에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3124만2360원으로, 같은 금액을 같은 기간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에 투자했을 때 받는 돈(3073만6020원)보다 50만6340원 많다. 두 상품의 연 세후 실질 수익률을 따지면 4.14%, 2.45%로 차이가 1.69% 포인트에 이른다.
다만 이자소득세 면제는 올해 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1976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상호금융권 비과세 제도는 매번 연장에 성공하면서 50년가량 유지, 사실상 관례화된 상태지만 ‘조세 지출 재정비를 통한 재정 건전화’를 내세운 정부가 올해 말 재연장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제도가 올해를 끝으로 일몰된다면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은 예·적금 가입일부터 일몰일까지만 적용된다. 만약 7월 1일에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했다면 이날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간은 지방소득세 1.4%만 내면 되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남은 6개월은 이자소득세 14%를 더한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상호금융권 비과세 제도를 쉽게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상호금융권 예·적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면 하루라도 서두르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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