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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물이 ‘촤아아악’ 떨어지면 쿨링패드가 ‘싸아악’ 젖어요. 그럼 팬(환풍기)이 만들어내는 바람이랑 만나 내부가 시원해지죠.” (문기농장 농장주)
한낮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전북 익산시 산 속에 있는 육계 농가 ‘문기농장’을 찾았다. 아직 정오도 되지 않았지만, 체감온도는 41도까지 치솟았다.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에 금세 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더위에 취약한 닭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짹짹짹!’ 2만4000마리의 닭을 사육 중 살림의 신 인 계사에서 닭들이 내는 우렁찬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계사는 외부 자극에 민감한 닭들을 위해 이중문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첫 문을 열고 다시 두 번째 문을 열자, 계사 바닥 빼곡히 자리잡은 닭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계사에 한 발 내딛는 순간 닭들이 재빠르게 피했다. 그 순간 계사 속 온도가 놀랍도록 시원하게 느껴졌다. 임직원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는 방역복을 입었지만, 쾌적했다. 고약한 냄새도 없었다.



지난 10일 전북 익산시 ‘문기농장’ 계사에 설치된 쿨링패드에 물이 떨어지고 있다. 박연수 기자


계사가 시원한 이유는 ‘닭용 에어컨’이었 신용불량자 등급 다. 31년째 농장을 운영 중인 류재한(59) 씨는 “10개 팬이랑 양쪽 벽에 설치된 쿨링패드로 더위를 버티고 있다”며 “닭들은 땀샘이 없어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 온도가 31도가 넘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폐사 가능성도 올라간다”면서 “자동으로 온도를 측정해 팬과 패드가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계사에 있는 10분 카톡 동안 환풍기와 패드는 온도 조절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환풍구는 온도에 맞게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패드에는 3분에 한 번, 30초씩 물이 떨어졌다. 두 방법이 만나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내며 내부 온도를 약 28도로 유지했다.
초복을 앞두고 축산업계는 전쟁 중이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 탓이다.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 주택전세자금 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가축 52만6006마리가 폐사했다. 돼지가 1만9768마리, 가금류가 50만6238마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1333마리가 폐사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약 10배 급증했다.



전북 익산시에 있는 양계장에서 류재한(왼쪽) 농장주와 이근우 롯데마트·슈퍼 축산팀 MD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신선한 닭을 공급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와 하림이 협업해 지난달부터 선보인 ‘상생통닭’이 대표적이다. 생산 전 과정을 유통사가 직접 관리하는 ‘위탁 사육’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소비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닭을 살 수 있다.
이날 방문한 문기농장도 위탁 사육 농가 중 한 곳이었다. 상생통닭 모델을 개발한 이근우 롯데마트·슈퍼 축산팀 MD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농장을 찾는다. 닭이 자라는 환경과 닭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MD는 “상생통닭 모델 개발에 걸린 6개월 중 환경이 좋은 농장을 찾는 데만 2달 이상이 소요됐다”면서 “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닭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상생통닭 소비자 가격은 6990원이다. 시중 브랜드 닭 대비 약 10% 저렴하다.
도계를 담당하는 하림도 분주하다. 문기농장 인근에 있는 하림 익산도계공장은 초복 시즌은 맞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었다. 평소 55만수를 도계하는데, 초복을 앞둔 지금은 2배 규모인 120만수까지 생산한다.
하림 관계자는 “닭을 물에 담가 차갑게 하는 방식이 아닌 200분이 걸리는 ‘에어 칠링’ 기술을 활용해 보다 신선한 닭을 만들고 있다”며 “초복을 앞두고 삼계탕용 닭 수요가 폭증해 이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하림 익산도계공장에서 ‘에어 칠링’된 닭을 사람들이 만져보고 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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