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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970년대 고속 경제성장에 이어 최근 K팝과 영화 등 창의적 경제성장까지 이루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민주화에 성공하며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는 포용적 경제 제도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65) 미 시카고대 교수는 오는 21~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ALC) 참종합 릴게임
석을 앞두고 본지와 화상으로 만나 “한국이 박정희 시대에 머물렀다면 고속 성장 후 멈춘 구소련처럼 됐을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군부 권력에서 벗어나 민주화가 이뤄졌고, 진정한 성장과 다변화를 일궈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로빈슨 교수는 런던정경대를 졸업하고, 미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등아이크래프트 주식
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지금은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및 피어슨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국가의 성공과 실패 원인을 정치·경제 제도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공으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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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스 로빈슨 교수의 대표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로빈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트럼프의 관세 중심 경제 정책도 결국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지 못한 채 철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국경 봉쇄 등으로 이어지는 접근 방바이오톡스텍 주식
식도 미 경제 발전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트럼프와 협상할 때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현실주의자이고, 미국은 한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하면서 국민 통제? 중국식 AI 혁명, 성공 어렵다”
그는 또 “트럼프의 정책은 지난 세기 미국 경제성장을 견인해 KT 뮤직 주식
온 원칙과 상충된다”며 “트럼프는 능력보다는 개인적 충성심에 따라 사람을 임명하는 권력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식 착취적 제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국은 경제 기적, 북한은 경제 재앙
전후 남한과 북한의 정치·경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는 로빈슨 교수는 “전쟁 이후 남한은 ‘경제 기적’을 이뤘지만, 북한은 ‘경제 재앙’을 초래했다”며 “그 격차를 만든 것은 채택한 경제 운용 방식의 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후원을 받은 남한의 이승만 대통령은 사유 재산이 인정되는 시장경제를 채택했습니다. 그와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자로 기록됐지만,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나라를 고속 경제성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반면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의 김일성은 사유 재산을 불법화하고, 시장을 금지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법 체제란 집권 공산당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착취적 경제 제도’”라고 지칭했다.
로빈슨 교수는 또 한국이 고속 성장에 이어 K팝 등 창의력 산업으로 진화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정치 개혁으로 다원적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며 ‘포용적 경제 제도’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노태우 정권을 계기로 군부 권력에서 벗어나 민주화가 이뤄졌고, 이 같은 민주화는 다변화와 다양화를 촉진시키며 창의적 성장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이 이런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에 도달하지 못하고 정체된 이유는 “적응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는 중국 같은 많은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고, 전기차 등 기술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로빈슨 교수는 북한 정권은 향후 10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50년 후에도 그럴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은 평등을 추구하는 깊은 진화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사람은 잠시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처럼, 결국 북한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될 것
로빈슨 교수는 북한처럼 공산주의를 채택했던 중국이 현재 고도의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1970년대 ‘능력주의’로 선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주의 정치 체제하에서 혁신적인 경제를 이룬 역사적 전례는 없다”면서 “그 이유는 ‘창조적 파괴’의 부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빈슨 교수는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권력 유지와 국민 통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포용적 경제 구조는 사회 전반에 권력이 분산되어야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들이 시대에 뒤처질 때마다 지속적인 혁신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독점된 통제적인 권력 구조를 가진 사회에서는 그런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혁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AI를 인간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자 동시에 사회를 통제하는 도구로 간주하고 있다”며 “그러나 AI가 사람들을 통제하고 대체하면서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는 여러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한국처럼 되느냐, (남)베트남처럼 되느냐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 최근 우크라이나에 다녀왔다는 로빈슨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롤모델은 한국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2022년 방한했던 그는 “한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의 침략 위협 속에서 살아왔지만 그것이 한국의 번영을 막지는 못했다. 대만 역시 중국의 위협 속에서도 번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경제 번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도 한국처럼 사람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성 있는 정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러시아의 위협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국이나 대만처럼 경제 번영을 이룰 수도 있고, (남)베트남처럼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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