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부여로 가는 길
아침 8시까지 양재역 2번 출구로 모이라는 전갈에 맞춰 집을 나섰다. 일기예보에서 오후 늦게부터 돌풍을 동반한 세찬 비가 쏟아진다고 해서 다소 마음이 뒤숭숭하였다. 비를 대비해 우비와 우산을 챙겼다.
강남역에서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뱅뱅사거리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니 세경이가 건너편에서 손을 흔든다. 함께 천천히 집합장소로 가니 벌써 여럿이 와 있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배낭을 벗으러 차에 올랐다. 특별히 재현이가 기사님까지 맞췄다는 금성관광.
다시 차를 내려와 뒤에 오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래간만에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다. 이윽고 예정된 인원이 모두 다 모였다. 종구네 부부만 빼고...

곧바로 경부고속도로에 올라선 관광버스가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일요일인지라 버스전용차로로 들어서더니 거침없이 내달린다. 길이 뻥 뚫린 걸로 보아 예정보다 좀 일찍 도착할 거라고 한다.

휘선회 회장인 한중이가 준비해 온 조식이 배달되었다. 언제나처럼 재현이랑 여러명이 나서서 애를 쓴다. 김밥 한 줄, 떡 한 상자, 옥수수 수염차 한 병... 이어서 마른 안주와 맥주도 배달이 되었다.

나는 아침을 든든이 먹고 집을 나선터라 배달된 음식을 배낭에 집어 넣었다.
그렇게 고속도로를 달려 예정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정안휴게소에 도착. 충분한 시간동안 휴식을 취하였다. 날씨가 아주 화창하였다. 우리 말고도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서 있고, 와글와글한다.
다시 차로 오르는데 왠 아저씨가 해바라기씨를 먹으라고 준다. 남자들은 정력이 좋아지고, 여자들은 예뻐진단다. 그리고 차에 올라 우리가 인원점검을 하는 사이 해바라기씨를 판매하였다. 4봉지에 만원.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꽤 많이 팔고 내려간다. 옆자리에 앉은 용덕이가 산 해바라기씨를 한 봉지 내민다. 고맙게 받아서 배낭에 챙겨 넣었다.
잠시 후 다시 휴게소를 뒤로하고 부여로 향하였다. 날씨도 화창하고, 길도 막히지 않고, 예정보다 이른 시각에 목적지인 부여 부소산성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2. 부소산성에서...
 ▲ 예정보다 이른 시각에 부소산성에 도착하였다.
 ▲ 부소산문...예전에는 사비문이라고 불렀다.
부소산문 앞 광장에서 휘선회 배너를 꺼내 들고 모두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여 눈이 부셨고, 그림자 때문에 자리를 옮겨 찍어야 했다.
 ▲ 부소산문 앞에서 단체로 기념촬영...총원 42명, 사고무, 현재원 42명!

단체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부소산성으로 들어섰다. 제법 숲이 우거지고 시원하다. 부소가 소나무란 뜻이라는데, 과연 솔냄새가 솔솔 풍기는 오솔길을 상쾌하게 걸었다.
 ▲ 솔향 가득한 오솔길을 걷다가... 잠시 멈추어 서서... 어두운 색깔의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화사한 옷으로 탈바꿈한 휘문여고생들!
 ▲ 군창지...소슬한 바람을 맞으며 걷던 길 중간에 보이던 군창지.
 ▲ 얼마 안 가서 무대가 있는 작은 광장에 이르렀다.
 ▲ 무대에 앉고 서고 단체사진을 한 장 찍었다.
 ▲ 광장에서 단체사진 촬영 후, 인사하는 "차선미" 자원봉사 역사해설사
조금 올라선 작은 광장에서 "차선미"라고 하는 여성 해설사를 만났다. 부소산성에 얽힌 역사강의를 해 주었다. 승자인 신라의 왜곡된 역사기록. 중국에서 "해동증자"로 불리며 칭송받던 25년이나 왕위에 있었다는 의자왕. 온갖 추문과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역사에 오욕으로 기록된 백제의 마지막 왕. 12,500명의 백제 포로 들 중 한 명으로 당나라로 끌려간지 수개월 후 사망했단다.
외적인 당을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삼국을 통일시켜 소위 통일신라를 이룩했다는 신라역사. 통일신라이후 우리는 저 넓은 만주벌판과 영영 이별하게 되었고, 백제와 활발히 교류하던 남중국과의 교류도 모두 단절되고 말았고, 평양/원산 이남의 좁은 한반도에 갇히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고 말았다. 차선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다시한번 삼국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강의가 끝나고 다시 부소산성을 산책하였다. 백화정 근처의 절벽 위에 서서 백마강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당나라로 끌려간 지아비들을 생각하며 몸을 던진 여인들도 생각해 보았다. 차선미 해설사가 설명한대로 참 막막하였을 것이다. 당군의 행패는 오죽했을까?
점령군의 노리개 신세가 되던 당시를 생각하면 백제여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 삼천은 조금 과장이라 하더라도 꽤 많은 이들이 백마강에 몸을 던졌을 것이다. 부소산성 안에는 그렇게 몸을 던진 여인들을 기리는 사당인 궁녀사가 있다.
 ▲ 역사강의를 듣고나서 낙화암, 고란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 호젓하던 부소산성의 산책길.
진흙과 돌계단이 뒤섞인 미끄러운 길을 걸어 내려가 고란사의 약수도 마시고, 초파일날 내걸었던 연등을 정리하던 여인네들과 잠시 대화도 나누고, 중간에 노천카페를 차려놓은 취선들과 간단하게 한 잔 걸치고, 그렇게 아래쪽으로 내려가 황포돛대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 낙화암 위쪽에 세워진 백화정 앞에서...
 ▲ 백마강을 배경으로...백마강은 금강하류의 큰 강이란 뜻이다.
 ▲ 낙화암 쪽에서 백화정 쪽을 올려다 보며...
 ▲ 잠시 발품을 쉬는 휘문여고생들
 ▲ 백화정 앞에서...
 ▲ 고란사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돌계단에 진흙이 묻어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 고란사 극락보전 앞에서...
 ▲ 한 잔 마시면 3년씩 젊어진다는 고란사 극락보전 뒤쪽의 고란정...진짜루?
 ▲ 젊어지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 고란사 유람선 선착장 내려가는 길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노천카페를 차린 취선들...소주 & 보드카로...캬~~좋다~!
 ▲ 부소산성 일대 관광지도.
.jpg) ▲ 부소산문 - 군창지 - 광장 - 백화정 - 고란사 -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3. 백마강 황포돗대 유람선을 타고...
 ▲ 백마강을 유유자적하는 황포돛대 유람선...돛대는 폼이고 엔진으로 가는 배.
 ▲ 차례를 기다린다
 ▲ 기다림은 설레임이다.
 ▲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승선 중... 한중이가 검표원이랑 함께 서서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마흔!!
 ▲ 선실 안의 휘문여고생들
 ▲ 잠시 휴식 중인 휘선들
 ▲ 모두들 뱃전에 기대어 서서 낙화암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 낙화암과 고란사를 품은 부소산이 한눈에 보인다.
 ▲ 우리가 떠나온 고란사 아래 선착장
 ▲ 그렇게 백마강, 낙화암에 얽힌 설명을 들으며, 백마강을 주제로 한 이런저런 노래들을 들으며 백마강을 유람하였다.

 ▲ 목적지인 구드래나룻터에 도착하여 하선 중...
 ▲ 우리를 태우러 버스가 와 있는 주차장으로...이동 중 다시 버스를 타고, 잠시 달려 정림사지에 도착하였다.
4. 정림사지에서...
달랑 5층석탑만 남아있는 정림사지를 거닐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나랑연합군이 모두 불태운 정림사. 주춧돌도 없이 흔적이 희미하다. 가람의 배치는 전에 일본에 가서 보았던 절의 모습과 흡사하다. 어차피 역사는 승자가 기록하는 거라고 하지만, 너무 허무하다.
13세기에 집필된 삼국사기, 삼국유사만 믿지말고, 일본으로 쫓겨간 백제인들의 후손이 8~9세기에 적은 일본서기, 고사기 등의 기록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난하지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우리는 학창시절 온통 통일신라의 역사만 배운 건 아닌지... 백제의 마지막 도읍이었던 부여에 와서 새삼 느낀다.
 ▲ 정림사지 5층석탑 앞에서... 하늘에 구름이 끼기 시작하였다. 석탑앞에서 주로 부부동반 커플들이 개별 기념사진을 찍고...
 ▲ 정림사지 인근의 보도블록에 새겨진 백제와당(기와) 문양이 예뻤다. 아침에 서두르느라 휴대폰을 깜빡하는 바람에 재현이에게 촬영을 부탁하였다.
 ▲ 정림사지에는 정림사지 박물관이...
5. 즐거운 점심식사
정림사지 구경을 마치고 나서 버스로 잠시 이동하여 부소산성 앞에 위치한 백제전통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2층으로 올라가 넓은 평상 위에서 건배도 하고, 맛있는 연잎밥을 불고기전골과 함께 먹었다. 넉넉한 한중이의 배려로 추가주문도 하고..
 ▲ 연잎밥 정식을 시키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져 나온다.
 ▲ 불고기에 연잎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우선 시원한 물부터 한 잔...
 ▲ 휘문여고생들도 "우걱우걱"...금강산도 식후경
 ▲ 많은 친구들이 찬조를 해 준 덕분에 추가로 더 시키기도 하고 푸짐했던 점심
 ▲ 회장인 한중이가 두루두루 살피고 다닌다.
 ▲ 재현엄마의 선창으로 휘문여고생들이 먼저 "위하여~!!"
 ▲ 이어서 기분 좋은 한중이가 인사말을 하고, 건배를 하였다. 휘선을 위하여!!
6. 궁남지에서...
점심식사가 끝나고, 버스를 달려 다음 목적지인 궁남지로 향하였다. 궁남지로 가는 도중 몇몇 사람들은 백제역사박물관에서 내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이라는 궁남지는 제법 규모가 컸다. 여름이면 전국의 내노라하는 사진작가들이 연꽃을 찍으러 모이는 곳. 시흥 관곡지, 함양 상림지, 부산 삼락공원, 전주 덕진공원, 양수리 세미원 등 전국의 유명한 연꽃사진 촬영지 중에서도 으뜸으로 쳐주는 곳이다. 어제는 철이 일러 아쉽게도 약간의 수련 외에는 볼 수가 없었다.
궁남지에서의 한가로운 산책을 마친 뒤에는 다시 차를 돌려, 가던 도중 백제역사박물관에서 내렸던 휘선들을 태우고, 중간에 터미널에서 예산가는 태흥이네가 내리고, 제법 세차지는 빗줄기를 뚫고 서울로 향하였다.
 ▲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인공호수인 궁남지
 ▲ 여름이면 온갖 종류의 다양한 연꽃으로 꽉 들어차는 궁남지
 ▲ 궁남지 앞에서 단체로 한 장...
 ▲ 아직은 다른 연꽃들은 없고, 약간의 수련만 피어 있었다. 모네가 좋아했다는 수련...
 ▲ 동심으로 돌아가 그네를 타시는 "재현엄마"...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 궁남지 안의 섬에 지어진 정자인 포룡정...다리로 연결된다.
 ▲ 포룡정 안에서 가부좌를 틀고 잠시 신선이 된 기분으로...
 ▲ 포룡정을 빠져 나오는데, 벌써 빗방울이 후두둑거리기 시작한다.
 ▲ 이번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시느라 애쓰신 정한중 15대 휘선회장님.
 ▲ 궁남지에서도 취선들의 속닥한 즉석 노천카페 모임이...
 ▲ 쌍둥이 원두막이 예뻤다. 여기서부터 비가 좀더 뿌리기 시작하고...
7. 삼풍농원에서의 저녁
제법 많이 모인 찬조금 덕분에 저녁을 먹기로 하여, 수원에 있는 창순네 삼풍농원으로 차를 돌렸다. 푸짐하게 무려 다섯조각이나 들어간 갈비탕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양재동으로...
그렇게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8. 맺는 말
아무런 사고없이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친구와 와인은 오래된 것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친구도 있고, 대학친구도 있고, 사회친구도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중고등학교 시절의 친구가 제일인 거 같다.
3년 또는 6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며, 소년기를 함께 하면서, 미래의 꿈과 희망을 서로 나누고 상의하던 친구들이라서 그럴까? 어제도 잘 몰랐던 용덕이랑 한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 서로 걸치고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알만한 친구들의 얘기. 금방 친밀해지는 게 중고등학교 친구가 아닌가 싶다.

어제의 행사를 위해 앞에서 애쓴 한중이 정말 수고 많았다. 행사준비와 진행을 뒤에서 도와준 여러 친구들도 고맙고, 하루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진찍느라 애쓴 병선이, 언제나 사진을 찍어 동영상으로 꾸며 올려주는 국환이, 어려운 경제여건에 선뜻 찬조금품을 희사한 친구들, 덕분에 참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모두모두 고맙다.
앞으로도 더욱 화기애애하고 단합하는 휘문63회, 휘선회, 63Q, 63골프회, 63기우회가 되기를 바란다.
휘선 화이팅!! 휘문63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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