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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詩) 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인 신성수(71회)

제. 개. 발

정지(整地) 작업이 끝난 그해 사월
사람들의 탐욕 앞에서 
山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山 아래 살던 사람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어떻게 떠났을까. 
山과 함께 살아온 시간들, 추억들
포클레인이 지나간 자리에
더 이상 추억은 남아 있지 않았다. 

세간살이 하나 남아 있지 않은 
거기 안골이 울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남긴 울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그것은 山이 우는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야윈 살점 몇 점,
제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그만하라는
통곡이었다. 

山을 지켜 주겠다고, 이방인들을 금지시켰던
그 날, 그 설렘 잠시
재개발의 명분(名分) 아래 손발이 잘려 나간
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와서 지켜 달라고, 함께해 달라고.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준 
山은 그렇게 속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