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신성수
📅 2020-05-08
👀 118
(詩) 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인 신성수(71회)
제. 개. 발
정지(整地) 작업이 끝난 그해 사월
사람들의 탐욕 앞에서
山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山 아래 살던 사람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어떻게 떠났을까.
山과 함께 살아온 시간들, 추억들
포클레인이 지나간 자리에
더 이상 추억은 남아 있지 않았다.
세간살이 하나 남아 있지 않은
거기 안골이 울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남긴 울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그것은 山이 우는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야윈 살점 몇 점,
제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그만하라는
통곡이었다.
山을 지켜 주겠다고, 이방인들을 금지시켰던
그 날, 그 설렘 잠시
재개발의 명분(名分) 아래 손발이 잘려 나간
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와서 지켜 달라고, 함께해 달라고.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준
山은 그렇게 속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 [317] 신성수 76회 안영선(시인, 국어교사, 용인문학회장) 첫 시집 출간 2020-07-08
- [316] 신성수 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20-05-08
- [315] 윤관호 경칩 2020-03-05
- [314] 윤관호 수선화 언덕 2020-02-15
- [313] 윤관호 부여 궁남지(宮南池) 2020-02-04
- [312] 윤관호 공주 공산성 2020-02-02
- [311] 윤관호 낙화암 2020-01-28
- [310] 윤관호 공과 함께 2020-01-21
- [309] 신성수 경자년 새해 2020-01-16
- [308] 신성수 어떤 조사(弔辭) 2019-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