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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묻다
(시) 나무가 묻다
                시인 신성수

왜 뿌리까지 베어 내지 않았느냐고
거기 밑동만 남은 나무는
늘 그렇게 항변하고 있었다.

주인은 누구였을까.
장례까지는 아니었어도
어떻게 살았던 그 자리에
그렇게 방치해 두었는지 궁금하였다.

사실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저지른 잘못이기 때문에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물어보아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못했다.  
겨우 생각해낸 것이 부끄럽게도 
나무를 피하는 것뿐이었다.

나무는 그렇게 마지막 말을 했을 것이다. 

뿌리까지 베어 내기 어렵다면
구석도 괜찮으니 옮겨 달라고
제발 그렇게 해 달라고

잊지 말라고
외면하지 말라고
살아 있다고
여기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