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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게 부탁하다
(시) 겨울에게 부탁하다.

             시인 신성수
1.
어찌 그렇게 모진 것이냐. 겨울아, 그만하여라.
저 여린 꽃들이 가엾지 않느냐
꽃들이야 목숨을 다하여 삼동(三冬) 이기고
봄 되어 씩씩하게 나들이 나온 것뿐
대견하면 대견하였지
그 고운 매무새를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느냐
바람에 흩어지는 제 속살을 추스르지도 못하고
다시 야위어가는 저 모습을 어떻게 위로할 것이냐
물론 네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봄꽃으로 신명을 올릴 때
외면당한 네 심정이야 얼마나 아프겠느냐 
그렇지만 조금만 마음 다스려 주렴
너를 이겨낸 봄꽃도 몇 날이면 시들고 말지
손 모아 부탁하마. 

2.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메시지였다.
강풍과 세찬 빗소리는 준엄(峻嚴)한 경고였다. 
자연은 너희들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함부로 하지 말라고
겨울은 그렇게 떠났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대답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남긴 발자국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비가 내리는 주말
꽃은 아무래도 모두 떨어질 것 같았고
낮 기온은 어제보다 육도 낮다는 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