戊戌年 새해
🧑 신성수
📅 2018-01-11
👀 345
(詩) 戊戌年 새해
71회 詩人 신 성 수
새해가 되어도 녀석은 그대로였다. 주는 대로 받아먹어서 가엾게도 앉은뱅이가 된 녀석은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다가갈 때마다 몸을 세우고 알 수 없는 질문을 해대는 것이었다. 때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간식만 앞세우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전 주인에게 잘려져 버려 없어진 꼬리 부분을 흔들면서 억지로라도 일어서는 것이었다.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왜 내게만 곁을 주지 않는 것인지 다가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말하라고 재촉하였지만 간식만 빠르게 입에 넣고는 다시 제 자리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으로 눈을 감아 버리는 것이었다. 대답을 기다리던 나는 어색한 행동을 감추기 위해 머리만 한두 번 쓰다듬어 보고는 돌아서고 말았다. 나는 녀석이 깨어나지 않도록 조금 떨어져서 살펴보기 시작하였고 혼자 답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거리를 둔 것은 늘 곁에 있어달라고,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가끔은 다시 걷도록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을 보아 달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문득 나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너무 쉽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앉은뱅이를 만들어 놓고도 잘못인 줄 모르고 짖는 것만 나무란 것이었다. 나는 녀석을 깨워서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어야 했지만 말없이 돌아서고 말았다. 겨우 마음속으로만 곁에 있겠다고 그렇게 같이 있겠다고 믿어 달라고 혼잣말만 전하던 새해 첫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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