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서 할아버지가 되다.
🧑 신성수
📅 2016-04-22
👀 469
(詩) 버스정류장에서 할아버지가 되다.
시인 신성수
버스를 기다리다가 엄마 등에 업힌 아기에게 이쁘다 한 마디 했더니 아이 엄마가 뒤를 돌아다보더니 괜찮아 할아버지야, 할아버지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누구를 말하는가 살피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가여운 나여, 언제 그렇게 불리게 되었을까. 나는 아이 엄마에게 아니라는 사과를 받아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세월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 그렇지만 그렇게 불리지는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그러나 석 달 째 접어드는 허벅지 근육통은 슬프다. 야윈 나여. 꽃 진 자리에 봄은 절정으로 타오르는데 꽃만 진다고 슬퍼하고 있구나. 꽃은 떨어져 넉넉한 거름이 되어 주는데 이제는 내어 주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구나. 그런 나여, 아무도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 [277] 신성수 60촉 전구를 켜다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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