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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年 그 첫 새벽에

(詩) 丙申年 그 첫 새벽에

詩人 신 성 수(71회)

 

 

丙申年 첫 새벽, 연탄 여섯 장을 버린 후 숨도 고르지 않고 새해 첫 신문을 갖고 들어왔다.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올해는 누가 일생 기꺼이 文人으로 살며 힘든 내려놓음의 첫발을 내딛었을까 하고 신문을 펼쳤다. 이럴 수가. 신춘문예를 別紙로 대접해 주다니. 그래야지 암 대접받아야지. 흐뭇한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지면을 열다 그만 울컥하였다. 딸아이와 같은 또래의 여류가 ‘생일 축하해’라는 제목으로 삶을 우러르다 마지막에는 ‘기일 축하해’로 세상에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그랬다. 작년 베스트셀러도 삶이 화두였고 모 대학 모의논술도 삶과 죽음이었다. 심사위원 분들은 소통을 당선 이유로 말씀하시었다. 참말 그랬다. 이 겨레가 작년 재작년 너무 아팠다. 함께하지 못하고 외면하였고 나를 앞세운 것이 너무 많았다. 나누어야 했었다. 품어 안아야 했다. 이웃을 더 생각했어야 했다. 새해 첫 새벽, 창자가 끊어져 가는 아픔으로 자식을 품어 안았던 그 어미 원숭이를 우러르자. 무리를 떠나 저 홀로 살아가지 않는 원숭이들의 가르침을 담자. 다짐하는 첫 새벽, 미나리 몇 조각에도 신명을 올리는 기니피그 한 마리. 녀석을 전부로 아는 큰아이는 새해 첫 새벽에 퇴근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