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예식장
🧑 천낙열
📅 2014-06-30
👀 736
칠월 어느 일요일. 더위가 기승 부리는 한나절에 태양은 뜨겁고 머리가 벗어지도록 따가운 햇볕에 아스팔트는 달구어져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회색거리 상가에 손님은 눈을 씻고 봐도 없고 파리만 날리는데, 주인의 무료한 하품에 눈을 비비는 적막한 거리. 서울에서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하객들 내리니 술렁이는 거리가 부산하다. 제법 높은 빌딩에서 큰 유리창이 번쩍번쩍 빛이 나고 어색한 치장들이 촌스럽다. 시골 아저씨 넥타이는 답답하고 꼭 조여든 양복바지 밑단이 너무 올라 깡총하니 모심으로 가는 행색이다. 줄담배 피워 더운 날씨 불타고, 건강한 검은 얼굴에서 하얀 이빨이 웃는다. 동네 비워 놓고 예식장으로 갔으니 아마, 시골은 검둥개 홀로 집을 지키라 했을 법 한데 보나마나 검둥개는 배 깔고 질펀히 오수를 즐기고 있을 거야. 예식은 형식 따라 피아노 소리에 웨딩마치로 끝나고 길가 큰 식당에는 음식 냄새가 온통 시내에 진동한다. 식당을 나서는 하객들 몸집이 커지면 행사도 마감이라. 소도시 예식장 빌딩에는 커다란 신랑 신부 대형액자만 덩그러니 하이얀 벽에 붙어 예식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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