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리는 강변을 달리며..."
🧑 최영철
📅 200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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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온통 잿빛 구름으로 낮게 깔리며 며칠을 끌더니 끝내 겨울비가 내린다.<BR>내심으로는 함박눈이 펄펄 왔으면 했는데...<BR>차를 타고 겨울 강변을 달리다가 올해도 다 갔구나 하며 스스로 묻는다.<BR>“올해의 결실은 무엇이었나?”<BR>금년에도 여러 큰일들을 겪었지...<BR><BR>올해의 마지막 12월에 송년음악회를 준비하며 12인의 첼리스트들과 화음을 맞춘다.<BR>언제나 음악회를 준비할 때면 알 수 없는 기대와 함께 흥분됨을 느낀다.<BR>학창시절 이후 수많은 무대에 오르며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그 흥분은 아직도 계속된다.<BR>물론 일상적인 감정적 흥분과는 근본이 다른 복합적인 성질을 띠고 있다고 봐야겠지...<BR>우리 연주인들에게는 연주회란 축제와 같다.<BR>예술이란 표현에서 나오고 그 표현을 통해 창조하는 이와 보고 듣는 이가 함께 감정을 공유하며 즐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BR>그로 인해 반복되는 세상사의 무료함을 떠나 새로운 정신세계를 향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생활에 활력과 정신과 마음에 풍부한 양식을 얻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BR>그러한 연주 무대의 기획이 준비 단계에서부터 어찌 즐거운 흥분에 매료되지 않을 수 있는가!<BR>결말을 본 후에야 행복하다는 것은 행복이 아니며, 진행 과정에서 이미 행복을 느껴야 진정한 행복이라고 탈무드에서 그랬지 아마...<BR><BR>연주회를 앞두면 출연진들은 한 마음으로 그 연주에 대해 올인하게 된다.<BR>최선을 다한 연주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것이 연주인들의 바람이지...<BR>어떤 때에는 실수도 있고 시행착오도 겪지만, 날이 갈수록 예술에 대한 경외와 연주를 대하는 진지함에 곡식이 무르익듯 고개를 숙여 가기도 한다.<BR>한참 때의 혈기왕성한 연주도 좋다. 화려한 기교도 좋다. 온 세상에 나밖에 없고 내가 제일 최고라며 자천하는 연주도 좋다.<BR>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예술에의 진지함이 서린, 오랜 기간 묵은 포도주와 같은 원숙한 소리는 더욱 좋다.<BR><BR>잿빛으로 화한 강변을 달리면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혼탁한 정치 상황과 저마다 옳다고 떠들어대며 듣는 이들로 하여금 어떻게든 의도한 대로 몰아가려는 치기어린 방송이 잠깐 쉬는 사이, 이번에는 기본 틀에도 맞지 않는 천박한 카피를 담은 어지러운 광고가 귀를 때린다.<BR>연주회 생각에 골똘하다 보니 방송의 의식 수준을 잠깐 잊은 모양이다.<BR><BR>정신세계의 중요성은 다 날아가고 그 자리에 시끄러운 부동산 버블이니 철지난 이념 투쟁과 학문을 연구한다며 도수 넘은 철학사상에 학문적 사치를 덧붙여 어떻게든 그 잘난 이름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배부른 유물론 신봉의 포퓰리즘 사회학자들을 앞세워 가장 애국자인양 치장하며 목청을 높이지만 근본을 들여다보면 간단하다.<BR>어떠한 화려한 명분을 내세워도 근본은 각자의 이권 때문에 그 난리들을 쳐대는 게 아닌지? <BR>그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의인인양 각자 혈기왕성한 입으로 한몫들을 하려 하지만 저 중에 진짜 애국자는 몇 명이나 될까?<BR><BR>진정한 개혁은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고 환부를 도려내는 환골탈태로 자기 부정의 환난을 겪은 사람이라야 주위도 개혁할 수 있는 것이다.<BR>자기를 추수한 자가 남도 추수할 수 있는 것이다.<BR>자기 추수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자들이 저마다 개혁한다고 떠들어대니 이렇게 세상이 시끄럽지...<BR>얼른 FM 클래식 방송으로 돌린다.<BR>클래식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이내 천박한 방송으로 심란해졌던 정신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BR><BR>며칠 전 우리 연주회의 기획사에서 전화가 왔다. 한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하며 들어가 보란다.<BR>이번 연주회에 대해 엄청나게 폭주한 접속건수를 기록한 클래식 팬들의 열화와 같은 기대를 담은 사이트를 보며 줄줄이 달린 댓글들을 체크하다가, 군데군데 끼인 애틋한 사연들로 인한 감동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BR><BR>“그래! 우리 음악인들이 맡은 책임은 바로 이거야!” <BR><BR>우중충한 겨울비가 내리는 물안개 낀 강변을 뒤로 밀어내며, 새해를 향한 부푼 기대와 잔잔한 희망을 실은 차가 바람을 가르고 힘차게 달려 나간다.<BR><BGSOUND balance=0 src="http://music.m-letter.or.kr/music/music_5/Bill Douglas-Dancing In The Wind.wma" volume=0 lo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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