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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P align=justify>며칠전 읍내 시장 푸주깐에서 돼지콩팥을 하나 사왔다. <BR>신장이 나빠 돼지 콩팥을 이식 하려고? <BR>천만에 삶아 썰어서 굵은 소금에 찍어 먹으려고 사왔다. <BR>물론 값나가지 않지만 그런대로 맛과 향이 익숙한 </P> <P align=justify>와인도 한병 곁들였다. <BR><BR>고급 스런 스테이크를 약간 덜익혀 붉은 물이 흐르는 채로 <BR>한점 한점 뜯어 먹으면서 간간이 포도주 한잔 와인향을 <BR>음미하며 홀짝홀짝대면 얼마나 럭셔리한가? <BR><BR>그러나 빈한 귀농자 콩팥 하나를 삶아서 <BR>그 럭셔리한 꿈을 대신하려 했던 것이다. <BR><BR>그러나 하늘도 무심하게 그 꿈은 산산 조각이 나고 <BR>부엌에는 육질 타는 냄새가 며칠 지속됐다. <BR><BR>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맹물에 삶아서 <BR>도마 위에 썰어 놓은 채로 소금에 찍어 주워 먹는 것이 <BR>내가 콩팥 맛을 즐기는 오랜 버릇이다. <BR><BR>냄비에 콩팥을 넣고, 가스 불을 붙이고 있을 때 <BR>문득 연탄을 갈 때가 됐다는 생각이 떠올랐으며 <BR>이미 그때부터 불길한 징조는 움트고 있었다. <BR><BR>연탄재를 치우고, 불구멍을 청소하고, 연탄을 갈고 <BR>오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담소하고, <BR>여기저기 말참견하고, 웃고 떠들고... <BR><BR>그 때 옆집 아저씨 왈 <BR>"자네 집에 왠 연긴가?" <BR>헐래벌떡 마하의 속도로 부엌으로 달려갔다. <BR><BR>부엌앞에 다다른 순간 </P> <P align=justify>산산히 조작난 꿈이여! </P> <P align=justify><BR>콩팥조각을 소금에 찍어 먹으며 <BR>고급 스테이크 한조각을 맛보듯 먹으려 했건만 <BR>아 이마저 사라진 꿈이여... <BR><BR>냄비는 이미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BR>콩팥은 숯덩어리가 돼버렸다. <BR>건져 볼 살점이라도 있으면 건져볼양으로 <BR>숯덩어리를 긁어내고 맛을 보지만 <BR>낸내와 누린내가 짬뽕이 돼 역겹다. <BR><BR>홧김에 까맣게 탄 냄비를 싱크대 위로 소리나게 던져버렸다. <BR>냄새를 쫓으려고 창문을 활짝 열고 <BR>문지방에 걸터 앉는다. <BR><BR>그런데 이상하게도 공허한 마음 한구석을 <BR>비집고 별안간 어머님 얼굴이 엿보인다. <BR><BR>어릴적 어머니는 농사일과 시집살이 </P> <P align=justify>눈코뜰새없이 바쁜 삶 속에 <BR>새까맣게 탄 냄비를 닦으시며 <BR>중얼거리셨다. <BR><BR>"내 속 처럼 다 탔어. 시집살이 하랴 자식들 키우랴 <BR>내 속도 냄비처럼 다 타버렸어..." <BR><BR>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본 나는 어떠지도 못하고 <BR>부엌문을 외면해 버렸다. <BR>몇번쯤 아니 여러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BR><BR>별안간 무슨 궁상이람 <BR>아니면 육질 타는 냄새로부터 <BR>탈출하려고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BR><BR>"그래 좋다! 나도 한번..." <BR><BR>한 손에는 검게 탄 냄비가, <BR>그리고 한손에는 나무 주걱이 잡혀졌다. <BR>두드리기 시작했다. <BR><BR>댕댕댕 <BR><BR>"야 이 마누라 이뇬아 너 땜시 내 속이 다탔어! 이 뇨~~~~~~~~~~~~~~~ㄴ!" <BR>"야! 아들 놈아 네놈 땜에 이 애비 속이 다 탔어! 이 노~~~~~~~~~ㅁ!" <BR>"야! 이 딸놈아! 네넘 땜에 이 애비 속이 다탔어! 이 딸노~~~~~~~~ㅁ!" <BR>"야! 뇬넘 시키드라 느그들 먹여 살리다 볼짱 다봤어! 아~~~~~~~~~ㅇ! <BR><BR>댕댕댕 <BR><BR>아무리 소리치려 해도 목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BR>혼자 오래 있으면 미치나 보다. 내가 왜 이러지. <BR><BR>나 때문에 마누라, 아들, 딸의 속이 검게 탄 것은 아닌지... <BR>나 때문에 어머니는 검게 탄 속을 감춘채 돌아가신 것은 아닌지 <BR><BR>검은 냄비 속에 어머님과 온가족 얼굴이 가득하다. <BR>그래도 유독 어머니 얼굴이 그리운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BR>나이 탓 하기엔 이른데 눈물도 솟는다.<BR><BR>보고 싶은 어머니 !<BR>어머니는 막내 아들이 봉화에 와 농사짓는 것도 모른채 <BR>서울 군자동 어디에선가 맴돌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BR><BR>그리운 어머니. <BR>어머니.................. <BR><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