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판구이 하던 날...
🧑 최영철
📅 2005-07-18
👀 427
어제 오후 6시쯤 휘문 67회 경기중부지회의 각종 모임 집합장소인 분당의 율동공원에서 한상기의 신고식을 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상기는 요 근래 용인의 성복동으로 이사를 왔지요.
도착하기 전부터 교회 연주 때문에 꺼놓았던 핸드폰에 유수현과 한상기가 수도 없이 메시지와 전화를 해댔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안 오면 사형”
성남의 이세현이 도착하고 상기네를 마지막으로 태재고개의 한 돌판구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상기, 유수현, 이세현, 최영철과 그에 딸린 휘문여고생들이 모였지요.
차한규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의 면회를 하고 포항에서 올라오는 중이라고 했구요.
거나해진 상기가 그동안 풀지 못했던 입심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돌판 위의 삼겹살과 포기김치도 덩달아 달아오르기 시작했구요.
하지만 오늘이 상기의 신고식이니 이심전심으로 나머지 패들은 양념만 치기로 했습니다.
상기가 오늘 저녁의 모든 행사 지원을 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야 수현아 너 담배 끊어...”
그 사이에서 질세라 세현이도 엉뚱한 수작을 해댑니다.
갑자기 수현이가 또 끼어듭니다.
“야 55회 선배님이 폐암으로 돌아가셨대...”
여러 지방방송 사이에서도 삼겹살이 노릇노릇하게 충실하게 익어갑니다.
“여기로 이사 왔더니 글쎄 어머님이 보름 만에 천식, 기침이 없어지셨어... 공기가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어...”
상기는 이제 90이 되시는 홀어머니를 모시는 효자입니다.
아니 제수씨가 더 효부라고 하는 게 정답일 것 같습니다.
“야 너 임마... 잘못 생각한거야. 분당을 놔두고 어디 공기 나쁜 압구정동으로 이사 가냐?”
“애 때문에 가는데 나중에 다시 들어올거야...”
사방에서 지지고 볶는 사이에도 여전히 담배 피러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수현이 보고 상기는 계속 해댑니다.
건너편 새솔이라는 전통찻집으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비로소 산골의 고요함과 한식 초가집의 정취가 우리 눈에 다가왔습니다. 바깥에서는 우거진 수풀 사이로 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구요.
“야! 영철이가 서초동 예술의 전당 앞에 첼로학회 문화센터 냈다는데 우리 거기서 한번 모이자...”
“의자라도 하나씩 사 가야지. 언제 오픈하냐?”
“어제 인테리어 다 끝냈고 이제 간판만 달면 된다.”
포항에서 급하게 내달려 온 차한규네 부부가, 들어오자마자 예술의 전당에 대해 참여 의사를 밝힙니다.
“우리 집사람이 텔레비전에서 군대 얘기만 나오면 우는 거야... 그래서 얼굴이라도 보자고 내려갔었다.”
그런데 한규 집사람 얘기는 좀 다르다.
“이 사람이 더 울어요. 아들 군대 보내고 나니까 또래의 군인들 보면 괜히 눈물이 나요.”
언제나 분단의 비극이 끝나고 갈망하는 평화가 오려나...
내용 없고 열매 없는 수많은 각종 구호와 번지르르한 말뿐인 세상에서, 자기 아들은 국적까지 포기시키면서도 얼굴 버젓이 들고 다니며, 도리어 자랑삼는 부끄러움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어려운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이 그리워 속으로 눈물짓는 이런 부모는 우리 사회의 꺼져가는 양심에 반짝이는 희망을 안겨줍니다.
오늘도 온갖 매스컴과 인터넷에서는 자기만 옳다는 주장과, 행동이나 열매 없는 빈껍데기 사설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자극합니다.
“당신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그 신념 때문에 한번이라도 온 몸을 던져본 적 있는지요?”
머리와 말만 있고 가슴이 없는 구호는 시끄럽기만 합니다.
밤이 늦어 전통찻집을 나오는데 우거진 숲속의 맑은 공기와 산골의 싸늘하고 시원한 밤기운이 한 여름 밤의 축축하고 눅눅함을 일거에 날려버렸습니다.
“친구들아! 영원히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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