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초석이 되자”
🧑 최영철
📅 2004-12-06
👀 377
음악잡지의 칼럼입니다.
“견고한 초석이 되자”
최영철 / 한국첼로학회장, KBS미디어 콘서바토리 교수
음악계에서 연주 단체의 경우 경력이 10년이 넘게 되면 그제서야 비로소 서서히 대접을 받게 된다. 워낙 많은 단체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설립자나 구성원들 내면의 의도가 세월이 지나야 서서히 밖으로 표출되고, 단체의 성격과 사회적인 공헌도 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보는 이들은 그런 여러 요소들에 의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연히 A, B, C의 등급을 매기게 되며, 또한 그 단체의 이후 활동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게 된다.
전반적인 경제가 어려워지고 음악계도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며 여러 음악 단체들도 곤란을 겪게 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각종 경비 문제 등, 외적인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도리어 새로운 기획과 축 처진 음악계에 활력을 주고자 노력한다면 어려운 사회에 대한 진정한 음악인으로서의 본분이며 자세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어려워 보이는 여러 여건들을 헤치고 묵묵히 앞으로 전진해 나가는 뚝심을 가졌다면 이는 그 단체가 예술에의 열정과 음악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음악계의 일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몇몇 음악 단체들과는 달리 전 계층을 상대로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준다면, 이는 연주 단체로는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성공한 케이스가 될 것이다. 단체 운영상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을 상대로 최대한 만족을 주려는 일련의 기획은 상당히 심사숙고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국토의 중심부에 한강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거대한 강이 흐르고 있다.
한강을 볼 때마다 숙연해지는 것이 있다. 그 거대한 물줄기가 고요히 말 없이 흐르는데, 수많은 지류의 물을 받아내며 심지어 온갖 오물들도 마다 않고 다 포용하는 넓디 넓은 포용력을 생각케 한다.
사람도 단체도 이러한 포용력을 갖추어야 시간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주위의 칭송도 받게 된다.
좋은 악기는 아주 높은 산꼭대기에서 모진 풍파를 견뎌낸 나무의 북쪽 가지를 잘라서 사용해야 재질도 단단하고 그윽한 소리를 낸다고 한다.
아무리 환경이나 조건이 열악하다 할지라도 굳센 의지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는 그 앞날이 보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떤 이는 매사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그 생각을 보여주는 데 반해, 어떤 이는 말끝마다 비관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말만 하며 잘못된 책임을 남에게로만 돌린다. 그런 때에는 상대하는 이의 앞날이 대충 예견되기도 한다.
음악계를 보면 앞서 소개한 예와 같은 단체들이 몇몇 눈에 뜨인다.
그런 단체들을 향해서는 마음 속으로 자연히 성원을 보내게 되며 계속 발전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나 어느 음악단체든지 이러한 대접을 받게 되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과정 내내 화려한 빛깔의 포장이나 도가 넘는 자랑은 떠나, 중도하차 하지 않고 초심을 바탕으로, 꿋꿋하게, 쉬지 않는 자기 연마와 음악계를 위해 헌신하는, 보이지 않는 보람으로 충만히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단체는 이 사회에서 바람직한 유익한 단체로 당당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여기서 더한층 바란다면 예술의 본질로 깊이 들어가, 자기 성취에만 도취되지 않고 음악이 필요한 여러 분야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진정한 예술인으로서의 사명을 발휘하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고악기 소리같이 삶에 찌들고 생활에 찌든 이 사회에 위안이 되고 고통받는 자에게는 위로로, 행복한 자에게는 잔잔한 기쁨으로, 환희에 찬 자에게는 절제로 다가가 이 사회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데 일조하며, 보이지 않는 사명을 감당해 나가는 예술인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자랑스럽겠는가!
그 몇몇 소수의 단체 중 1966년 서울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로 창단 후 어언 60회 정기연주회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진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 연주를 관람하며 내년 초 스페인 초청 10대 도시 순회연주 등 세계로 벋어나가는 이 악단의 저력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지구촌 현 사회는 언제나 각종 사고 소식에 전쟁, 테러의 위협 등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지구촌 사회의 일원으로서 또 음악인으로서 서야 할 곳이 어딘가 새삼 생각케 된다.
어렵고 힘들수록, 불굴의 투지로, 오랜 저력으로 지구촌 어디든 진출하여 클래식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적극적인 음악활동이 요구되는 세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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