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바디스?
🧑 최영철
📅 2004-11-21
👀 434
쿠오바디스?
2004년 11월 20일
오늘은 음악인 산악회 첫 산행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전날 설정해 놓은 핸드폰의 수탉이 일어나라고 요란하게 울어대는 바람에 곤한 잠을 떨치고 얼른 배낭을 메고 부산하게 떠났다.
청계산에 7시 정각 도착하여 보니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드문드문 모여서 기다리던 일행이 반갑게 만나 서로 악수를 교환하고 곧 이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아직 새벽의 냉기가 차지만 일행은 약수터 쪽으로 올라가며 상대가 누구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끔 웃음도 터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든다.
음악인 산악회가 결성 모임을 가진 후 실행에 옮기는 첫 산행을 하는 날이라 어제 밤은 아마 다들 조금 들뜬 가운데 잠을 청했을 것이다.
언제나 산행 전날은 알 듯 모를 듯한 부푼 기대가 생기곤 했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기 전날에 느꼈던 아득한 옛 기억을 되살리는 듯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현 세상의 각박함과 여유 없던 생활을 떨쳐버리는데 조금씩 추운 기도 없어지며 분위기는 차차 무거운 짐을 벗어가는 듯이 홀가분해졌다.
하지만 내 속에서는 엉뚱하게 팝페라 가수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의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으니...
이번 주 내내 가슴을 누르고 있던 음악계의 현실에 대한 생각의 뒤끝이 산에서 튀어나오나 보다.
그나마 클래식 음악이 사람들의 영혼을 다독여주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했었는데...
어딜 가든 클래식 음악은 사라지고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 노래, 사람의 정신을 말살시킬 듯한 폭력적인 용어들과 말초적 감성만 난무하고 있어, 어쩌다 가물에 콩 나듯 클래식을 접할 때에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듯한 것이 문화계의 현실이다.
청계산 매봉까지 오르고 산정에서 사진 한 장 박고 각자 가지고 온 과일과 음료를 나누었다. 곧 이어 후에 도착한 팀과의 통화 후에 중간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행은 하산 길로 접어든다.
첫 산행이라 옷차림들도 각각이어서 다른 등산객들의 눈을 고려해 앞으로는 등산복 등 필요한 용품 일체를 어느 정도 갖추기로 서로 의논하며 차후의 산행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산을 내려오니 대충 시간이 11시 쯤.
입구의 한 음식점의 야외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막걸리 한 잔과 두부 등으로 첫 산행의 성공에 대해 서로 축하를 나누며 고픈 배를 찬 삼아 맛난 아점을 먹었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오후에 학생 레슨과 심사 등의 일정으로 꽉 째여져 있는 가운데도 십여명이 산행에 동참했으니 첫 단추는 잘 끼워진 것 같다.
12월 산행에 대한 약간의 의견을 교환하고, 산악회 출범 기념으로 다음 산행 끝난 후에는 회장 품위 차원에서 문형산 첼로하우스에서 콘서트 겸 크리스마스 파티를 갖기로 하였다.
결국 송년파티가 될 거란 판단 하에 올해의 마지막을 한해를 같이 한 지기들과 동료들이 모여 조촐하게 바비큐 파티로 마감하기로 하고 아쉬운 자리를 뜬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암울한 문화계의 현실을 슬퍼하는 듯한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이 그치지 않고 흐르고 있었으니...
하지만 새해에는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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